21일 오전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제작발표회장으로 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발을 디딘 순간,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이 아니라 흡사 테마파크에 와 있는 것 같다는 착각이 일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와 비슷하게 꾸민 한옥 세트였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취재진을 상대로 열었던 상반기 라인업 행사장을 소규모로 다시 제작한 것 같았다.
발표회장으로 입장하기 전 취재증을 나눠주는 대기 공간은 기와지붕과 전통 창호가 양 벽을 둘러싸고 세워져 있었다. 여기에 어두컴컴한 조명에 음산한 배경음악이 끊임없이 흘러나와 취재진이 비표를 기다리는 모습은 영락없이 놀이기구 입장을 기다리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창호 뒤로는 팔다리가 비정상적인 각도로 '꺾이는' 좀비의 실루엣이 비치고 있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실제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표회 시작 1시간 전부터 대기 공간은 호기심 가득한 외신기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에 좀비가 출몰한다는 설정은 외신기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역에서 43개 매체가 취재 신청을 했다"면서 "지금까지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진행한 행사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속 좀비로 분장한 배우 네댓명이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포토타임을 갖는가 하면, 몇몇 배우들은 취재진에게 드라마 속 진짜 좀비처럼 달려들어 행사장 곳곳에는 '꺄악' 하는 비명이 간간이 흘러나왔다.
한쪽에서는 좀비와 시체가 산처럼 쌓여있는 케이크가 전시되고 있었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좀비로 분장할 수 있는 네일 스티커와 마스크 등을 담은 '분장 키트'를 나눠주고 있었다.
긴 분량으로 솜씨 좋게 편집된 하이라이트 영상과 프레스킷, 무대, 음향 등도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는 디즈니 등 OTT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면서 위기 타개책으로 국내 이야기꾼과 제작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늘리는 중이다.
'킹덤'은 그 시작점으로 화려한 제작진과 배우는 물론 제작인력 역시 '역대급'을 자랑한다.
실감 나는 조선시대 좀비를 구현하기 위해 영화 '군함도'로 청룡영화상 미술상을 받은 이후경 미술감독이, '광해' 등 100여 편의 사극 영화에서 의상을 맡은 권유진 의상감독이 이번 작품에 참여했다. 또 4부에 등장하는 좀비들의 추격 장면은 촬영에 7일이 걸렸으며 무려 1천300여 명의 스태프가 참여했다.
방영 전 마케팅도 여타 국내 작품과 비교하면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영화처럼 TV, 온라인 광고는 물론 '킹덤'을 공개할 LG유플러스의 온·오프라인 광고까지 물량 공세가 만만치 않다.
총 6부작으로 제작된 '킹덤' 시즌1은 오는 25일 190여개 국가에서 동시 방영된다. 시즌2 제작도 예고된 상황이다. 자막은 27개국 언어로 제작되며 더빙도 12개국 언어로 이뤄진다. 청소년 관람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