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인천시 서구청 등에 따르면 이 구청장은 지난 11일 기획예산실 직원들과 1차 음식점에서 회식을 한 뒤, 2차로 노래방을 갔다. 이날은 지난 8일 우울증에 시달리다 구청 공영주차장 건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구청 여직원의 장례가 치러진 다음 날이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자유한국당 소속 한 서구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만취한 구청장이 여직원 만류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뽀뽀를 3차례나 했고, 2차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긴 후 여직원 가슴을 만졌을 뿐만 아니라 춤추기를 강요해 여직원이 수치스러움을 느낄 정도였다"는 글을 올리면서 의혹에 불을 붙였다.
의혹이 일자 이 청장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민선 7기 정책의 핵심 역할을 하는 기획예산실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시간이었고 지난해부터 수차례 연기되다 일정상 어렵게 마련한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직원의 장례식 다음날 회식을 하고 노래방을 간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으며 서구 행정의 책임자로서 통렬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여직원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1차 음식점에서는 여직원이 술이 과해 실수를 한 사실이 있었으며, 2차 노래방에서 남녀 직원들의 등을 두드려 주며 포옹을 했고 몇몇 직원에게는 볼에 고마움을 표현하게 됐다"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같은 이 구청장의 해명이 전해지자 비난 여론은 오히려 커졌다.
네티즌들은 "볼에 고마움을 표시했다라…해명이라 하기에는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본인이 포옹하고, 볼에 뽀뽀한 건 인정하셨네요. 바로 그게 성추행입니다", "고마움 표현을 왜 볼에다 합니까?" 등의 냉소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자유한국당 인천시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입장문 내용을 보면 셀프 면죄부를 주는 몰염치한 행각을 벌였다"며 "이 구청장이 지위를 이용해 직원들의 입막음과 회유 시도는 없었는지 등 정확한 진상 파악이 필요하다"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내사 착수 여부를 두고 고민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언론 보도를 통해 사실 관계를 파악한 상태지만 피해 사실에 대해서는 아직 확지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사나 수사에 착수할지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성폭력 범죄는 2013년 친고죄가 폐지되면서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수사할 수 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 청장에 대해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