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0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요르단과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2007년 대회에서 아시안컵 역대 최고 성적인 8강을 기록했던 베트남은 12년 만에 영광을 재현했다. 베트남은 8강에서 일본-사우디아라비아의 승자와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조별리그 D조에서 1승 2패(승점 3·골득실 -1)로 3위를 차지한 베트남은 F조 3위 레바논과 승점·골득실·다득점(4골)까지 같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면서 극적으로 16강행 막차를 탔다.
B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른 요르단은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2승 1무의 호성적으로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박항서 감독은 "극적으로 진출한 만큼 극적인 경기를 펼치겠다"며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장점이 있다. 최대한 장점을 살려야 한다. 멋있는 싸움을 펼쳐 보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베트남은 경기 초반 수비적으로 나서며 요르단의 빈틈을 노렸다. 후방에만 5명의 수비를 배치하며 요르단의 한 방을 경계했다. 요르단은 앞선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롱 패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공격에 나섰다.
경기 중반까지 요르단의 압박에 고전한 베트남은 전반 27분 꽁 푸엉의 프리킥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비록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지만 요르단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전반 34분에는 반 하우가 꽁 푸엉과 연계 플레이로 멋진 장면도 만들었다. 골키퍼 선방이 없었다면 앞서갈 수 있었던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전반 42분과 추가 시간 도홍중과 쫑황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결국 0-1로 전반을 마쳤다.
베트남은 후반 시작 6분 만에 동점골을 뽑아내고 경기 분위기를 돌리는 데 성공했다. 상대 오른쪽 측면에서 시도한 쫑황의 얼리 크로스를 꽁 푸엉이 쇄도하며 발에 맞추며 요르단의 골망을 흔들었다.
달아오른 베트남은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 15분 판반득의 슛은 요르단 수비의 호수비에 막혔고 1분 뒤 꽝하이의 중거릴 슛은 골대를 넘어가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28분 도홍중의 벼락같은 중거리 슛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베트남은 이후에도 요르단은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양 팀 모두 득점에 실패하면서 경기는 연장에 접어들었다.
연장에서도 득점을 챙기지 못한 베트남과 요르단. 결국 승부는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그리고 침착함을 유지한 베트남이 4-2로 이기며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