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중 유통 지폐를 장수 기준으로 보면 52억8천600만장이었다.
그중 만원권은 1년 전보다 4.5% 감소한 15억1천500만장으로 집계됐다. 시중에 유통되는 지폐 중 28.7%가 만원권이었다.
반면 천원짜리 지폐는 1.1% 늘어난 15억9천800만장으로, 전체 시중 유통 지폐의 30.2%를 차지했다.
장수 기준으로 천원 지폐가 만원권보다 많아진 것은 1986년 이후 처음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만원권 지폐는 경제 규모가 커지고 물가가 오르며 꾸준히 늘어왔다.
그러나 2009년 6월 오만원 지폐 발행을 기점으로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경조사비 등 용도로 오만원권이 인기를 끌며 만원권이 외면받게 된 것이다.
실제로 만원권은 오만원권이 발행되기 이전인 2008년 26억7천만장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찍고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 만원 지폐는 정점이던 2008년보다 10억장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앞서 2017년 말엔 장수로도 오만원권에 역전을 허용했다. 오만원권 비중은 작년 말 기준으로 35.8%까지 높아졌다.
반면 천원권은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중 유통 오천원권은 2억7천900만장으로 전체 지폐의 5.3%를 차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오만원권이 발행된 이후 만원권 수요는 줄어드는 추세"며 "반면 천원권은 여전히 소액 결제용 현금 수요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만원권 비중은 최근 10% 초반대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말 시중에 유통되는 만원권 잔액은 15조1천472억1천500만원으로 전체 지폐 발행 잔액 중 13.4%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2009년 65.7%에서 급격히 쪼그라드는 추세다.
전체 지폐 발행 잔액 중 오만원권 비중은 94조7천267억5천200만원으로 83.9%, 천원권 비중은 1조5천976억5천만원으로 1.4%였다. 오천원권 비중은 1.2%인 1조3천937억3천10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