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입당한 황교안 전 총리는 17일 여의도 당사와 의원회관 등을 방문하며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한국당은 이날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를 열고 당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된 ‘단일지도체제’를 의결했다.
입당 직후 ‘친황(친황교안)계’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당내 파장을 일으킨 황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여의도 의원회관 내 위치한 한국당 사무처와 영등포구 당사를 잇따라 방문해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친황계’ 용어에 대해 “저는 친한(친한국)이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한국당과 친하고 싶다"며 "지금은 계파를 따질 때도 아니고 따져서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단일지도체제’ 등을 골자로 한 당헌‧당규 개정안 의결을 위해 이날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전국위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정우택 의원 등 당권주자들이 총출동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대가 코 앞으로 다가온 탓인지 이들은 회의장 앞에 서서 당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원내에선 정우택·주호영·안상수·김진태 의원과 원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일렬로 줄을 서서 참석한 당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심재철 의원은 미리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자리를 잡고 인사했다.
비박계 주자로 꼽히는 오 전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친황계’ 논란에 대해 “지금까지 ‘친오(친오세훈)’라는 말은 안 나와서 다행”이라며 “저는 탈계파 자세로 전대에 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우회적으로 황 전 총리를 견제했다.
‘TV홍카콜라’ 흥행과 함께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선 “홍 전 대표라고 해서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라면서도 “직전 당 대표였고 지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후 첫 전대인데 이번에 출마하는 것은 좀 어색하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비박계로 분류되는 홍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표심 분열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홍 전 대표는 오는 30일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대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이날 전국위에서 당원권 정지규정 개정안 등을 의결했지만, 현행 매월 1000원인 당비를 2000원으로 인상하려던 시도는 당원들의 반대로 보류됐다.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되는 윤리위 규정은 완화됐다. 개정안은 국회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제외한 각종 당내 피선거권을 정지하는 것으로 제한했다. 대신 선거권은 허용된다.
현행 윤리위 해당 규정은 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이 여당이던 시절 만들어졌는데, 대선 패배로 야당이 되면서 수정 요구가 빗발쳤다. 검찰 기소 즉시 당원권이 정지되는 탓에 일각에서는 ‘검찰 손에 당원권이 달린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