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초점] BTS·트와이스처럼 뜰까, 가요계 '동생그룹' 열전

왼쪽부터 빅히트 신인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멤버 연준, 수빈, 휴닝카이(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유명 아이돌 그룹의 '동생 그룹'들이 연초 가요계 화두로 떠올랐다. '동생 그룹' 열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열전의 서막을 알린 것은 9일 동시 출격한 베리베리와 원어스다.

베리베리는 '빅스 동생그룹'으로 불린다.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가 2012년 5월 빅스에 이어 약 6년 반 만에 새롭게 선보인 보이그룹이기 때문이다. 팀명 베리베리는 라틴어로 '진실'을 의미하는 'VERI'(베리)'와 영어로 '매우', '정말'을 뜻하는 'VERY'(베리)를 합친 것으로 '정말 진짜'라는 뜻을 담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데뷔 앨범 '베리어스'(VERI-US)가 멤버들이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들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이들은 리더 동헌과 호영이 작사에 참여한 뉴 잭 스윙 장르의 곡인 앨범의 타이틀곡 '불러줘'(Ring Ring Ring)로 각종 무대를 누비고 있다.

'마마무 동생그룹'으로 불리는 원어스는 마마무 소속사 RBW가 처음으로 선보인 보이그룹이다. 팀명 원어스는 '유 메이크 어스'(You Make Us)의 '어스'(Us)와 하나라는 뜻의 원(One)을 합친 이름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모여 진정한 하나(One)가 되어가는 우리(Us)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원어스는 데뷔 앨범 '라이트 어스'(LIGHT US) 타이틀곡으로,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발키리를 모티브로 한 가사가 인상적인 댄스 장르의 곡 '발키리'(Valkyrie)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데뷔 쇼케이스 당시 "데뷔 전부터 '마마무 남동생 그룹'으로 불렸는데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선배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베리베리(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원어스(사진=RBW 제공)
이런 가운데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멤버들이 11일부터 순차적으로 베일을 벗기 시작해 '동생그룹' 열전에 불이 붙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방탄소년단 이후 6년여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신인 보이그룹으로, 지난해부터 '방탄소년단 동생그룹'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아왔다. 팀명에는 '서로 다른 너와 내가 하나의 꿈으로 모여 함께 내일을 만들어간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아직 정식 데뷔 시기와 멤버 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팀의 맏형인 연준, 리더인 수빈, 미국 국적 멤버 휴닝카이 등 멤버 3명의 간략한 프로필만 공개된 상황지만,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신인 아이돌인만큼 이 팀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방탄소년단 진은 최근 열린 한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밝히며 "처음으로 저희 후배들이 나온다. 한 번씩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트와이스 동생그룹'도 화제다. 14일 JYP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소속 신인 걸그룹이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쳤다고 밝혔다. 뮤직비디오 촬영이 끝났다는 것은 데뷔일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JYP엔터테인먼트가 새로운 걸그룹을 출격시키는 것은 2015년 트와이스 데뷔 이후 4년 만의 일이기에 K팝 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이후 팬들 사이에서는 각각 엠넷 '식스틴'과 JTBC '믹스나인'을 통해 얼굴을 알린 이채령과 신류진, SBS '더 팬'에 출연한 황예지 등이 데뷔 유력 멤버로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이채령은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 멤버로 활동 중인 이채연의 친동생이라는 점도 흥미를 돋우는 대목이다.


그런가 하면, YG엔터테인먼트도 신인 보이그룹 데뷔 준비에 한창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아이콘과 위너의 '동생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해당 팀의 멤버들을 서바이벌 프로그램 'YG보석함'을 통해 '공개 선발'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새 보이그룹 멤버는 7명"이라고 밝힌 가운데, 누가 빅뱅, 아이콘, 위너의 뒤를 이을 팀의 일원이 될지 관심을 모은다.

체리블렛(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AOA 동생그룹' 체리블렛은 출격일을 확정 짓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체리블렛은 FNC엔터테인먼트가 2012년 7월 AOA를 데뷔시킨 이후 6년 반 만에 론칭하는 걸그룹이다. 팀명 체리블렛은 체리(Cherry)와 총알(Bullet)이라는 대조되는 이미지를 합친 것으로, '체리처럼 사랑스러우면서도 에너제틱한 매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저격할 걸그룹'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팀은 21일 데뷔 싱글 '렛츠 플레이 체리블렛'(Let's Play Cherry Bullet)을 발표하고 타이틀곡 'Q&A'로 활동에 나선다.

가요 기획사들이 신인 아이돌 그룹을 론칭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비슷한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ㅇㅇ 동생그룹'으로 불리는 신인 아이돌그룹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그리 흔한 풍경은 아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빅스, 마마무,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위너, 아이콘, AOA 등 '동생그룹'이 생긴, 혹은 생기는 팀들은 모두 햇수로 데뷔 5년차가 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이돌 그룹들은 흔히 데뷔한지 7년쯤 되면 계약종료, 군입대, 멤버 탈퇴 등으로 인해 위기를 겪는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연차 높은 팀을 보유한 기획사들이 저마다 새로운 동력이 될 신인 아이돌 그룹 론칭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누군가의 '동생그룹'으로 불리는 것은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신인 아이돌그룹에게 득이자 독이다.

선배그룹의 이름을 등에 업고 데뷔하자마자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득이다. 각 기획사가 데뷔 준비 소식을 알리며 'ㅇㅇ 동생그룹'임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선배그룹'과의 확실한 차별점을 갖추지 못하면 성공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데뷔한지 몇년이 지난 뒤에도 '동생그룹'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하면 난감해진다.

언급된 '선배그룹' 팀들 중 위너와 아이콘은 '빅뱅 동생그룹'으로, 트와이스는 '미쓰에이 동생그룹'으로 출발했다. 연초부터 K팝 팬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신인 아이돌 그룹들 중 '동생그룹' 꼬리표를 당당히 떼어내고 인기 그룹으로 성장할 팀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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