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3차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이 제대로 기록됐는지 확인(조서열람)하기 위해 이날 오전 9시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현재 법관들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일명 '블랙리스트' 의혹과,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3억5000만원을 유용한 혐의 등에 대한 진술 기록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3차조사에서 조서열람을 마치지 못한 양 전 대법원장에게 다음날인 16일(어제) 검찰에 출석해 조서검토를 이어갈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은 '변호인이 다른 재판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이 이처럼 조서검토에 공을 들이면서 일각에선 향후 재판에 꼼꼼히 대응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1일 처음 검찰에 소환돼 약 11시간의 조사를 받은 뒤 3시간가량 조서를 열람했다.
이후 다음날인 12일 오후 다시 검찰에 출석해 10시간가량 조서를 열람했다. 조사 시간보다 조서 열람 시간이 더 길었던 셈이다.
이날 조서열람이 마무리된다면, 검찰은 이르면 18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 개입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수사 정보 등 기밀 누설 △법원행정처 비자금 조성 등 크게 4가지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그는 3차례 이어진 검찰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실무진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 자신은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혐의를 대체로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