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빅 스피커'인 홍준표 전 대표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홍 전 대표는 16일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쓴 글을 통해 미국 서부영화의 고전인 '석양의 무법자'(1966년 개봉)를 끌어들였다.
그는 "최근 우리 당 현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1960년대 마카로니 웨스턴 석양의 무법자를 연상시킨다고 한다"며 "영화의 원제목은 the good(좋은놈) ,the bad(나쁜 놈), the ugly(추한 놈)이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의 상황을 영화의 내용에 빗대 풍자한 셈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르지오 레오네가 연출하고 할리우드 출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이 영화는 장물인 20만 달러를 차지하기 위한 강도들 간의 3각 구도를 줄거리의 뼈대로 한다.
한 마디로 한국당의 당권은 20만 달러, 그것을 차지하기 위한 당권주자들은 강도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홍 전 대표는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처신을 두고 한 비유인 것 같은데. 제 1야당이 아직도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황 전 총리의 등장으로 친박계 대(對) 비박계의 고질적인 계파 경쟁구도가 다시 등장한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불문에 붙여왔으나, 전대를 위한 세 결집 차원에서 계파 간 갈등의 핵심 주제인 탄핵에 대한 찬반 입장이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보수 정치권 일각의 반감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다.
홍 전 대표는 오는 30일 예정된 자신의 자서전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또 탄핵의 정당성 문제에 대해 "우리 역사에에서 정리돼야 할 부분"이라며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정면으로 그것을 (한국당이) 스스로 정리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탄핵에 대한 찬반이 전대의 주요 쟁점이 되면, 그 결과에 따라 역사 해석관 관련된 당의 정체성이 정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제기된 출마설에 대해 "제가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당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었는데 어디 멀리 도망이야 갈 수 있겠느냐"고 했다. '심판이 선수로 뛸 수는 없다'는 그간의 불출마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전대 국면이 '계파 맞대결' 등 과열양상으로 전개될 경우 '희생' 차원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세 불리기와 관련, 황 전 총리는 지난 15일 입당식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찬반을 묻는 질문에 "통합을 해야 한다"며 답을 비껴갔지만, "전 정부 공직자들을 전부 적폐로 몰아선 안 된다"며 박근혜 정부 출신 인사들은 옹호했다.
공교롭게도 황 전 총리의 입당식이 있던 날 친박계 의원 6명이 국회 인근에서 회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 참석자는 황 전 총리의 원내 측근으로 알려진 박완수 의원과 민경욱‧추경호‧김기선‧박대출‧엄용수 의원 등이다.
추 의원은 황 전 총리의 총리 재직 당시 총리실 국무조정실장이었고, 민 의원의 경우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했다. 이밖에 다른 의원들은 당내 탄핵 반대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