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 북한 측 인사 3명이 오는 17일(중국 현지시간) 오후 6시 25분 베이징에서 출발하는 워싱턴행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UA808 항공편을 예약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전날까지 17,18일 양일 모두 워싱턴행 비행기를 예약했지만 17일 출발하는 비행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앞서 미국 CNN 방송은 15일(현지시간) 김 부위원장이 17일 워싱턴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은 뒤 이튿날인 18일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계획이라고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여러 소식통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김 부위원장이 17일 베이징을 떠나 워싱턴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예약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에 탑승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5월 31일 뉴욕 회담을 앞두고도 여러 차례 항공기 예약을 바꾼 전례가 있다.
김 부위원장이 이보다 앞서 17일 오후 12시 45분 베이징을 출발해 워싱턴으로 향하는 중국국제항공 CA817편에 탑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부위원장이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올 때 이용할 것으로 보이는 고려항공편이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우두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워싱턴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항이 아닌 경유 노선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걸리는 시간과 전례를 고려했을 때 가능성은 높지 않다.
워싱턴행 항공기 예약자 명단에서 김 부위원장 뿐만 아니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이름이 발견된 것도 이채롭다. 지난 15일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최 부상은 대기하던 외신 기자들을을 향해 "스웨덴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러 간다"고 목적지를 밝혔지만 변수가 생긴 셈이다.
김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이 성사된다면 지난 해 5월 31일 뉴욕 회담에 이어 두 번째 방미로 기록된다. 북한 관리가 북한 대표부가 있는 뉴욕을 경유하지 않고 미국 수도인 워싱턴DC를 직접 방문하는 것은 최초이며 하룻밤을 묵는다면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조명록 당시 국방위 제1부위원장 겸 군총정치국장(인민군 차수) 이후 두 번째다. 김 부위원장은 워싱턴DC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제2차 북미정상회담 세부사항을 논의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정황이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에 대해서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사전 협상이 될 고위급 및 실무급 협상과 관련한 질문에 "현재로선 발표할 회담은 없다"고 16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문답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가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라고 말한 이후 9일째 입을 다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