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7일 개봉 예정인 '칠곡 가시나들'은 팔십 줄에 한글을 깨우치고 새로운 세상에 눈뜬 경북 칠곡의 일곱 할머니 이야기다.
평균 나이 86세인 할머니들은 일제강점기 민족말살정책 탓에 한글을 익히지 못했다. 막 소학교에 입학해 한글을 배워야 할 시기에 우리말 금지로 까막눈이 된 것이다.
해방 이후 성인이 돼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생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이유로 역시 글 배울 기회를 빼았겼다.
자식들 다 키우고, 이제 더는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던 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운 할머니들은 늦깎이 시인이 됐다. 이제는 매일매일 밥처럼 한 자 한 자 시를 짓는다.
이들은 특유의 차진 경상도 말이 오롯이 박힌, 서툴지만 진솔함이 묻어나는 시를 선보이며 유쾌한 재미와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지난 2017년 말 '미스 프레지던트'를 선보였을 때 김 감독은 이미 '칠곡 가시나들' 촬영을 1년여간 진행 중이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이 영화는 '효도 기획'이다.
당시 김 감독은 "그간 무거운 주제를 주로 다뤄 왔는데, 이번 작품은 쉼표 같은 것이다. 부모님께 효도 한 번 해야 할 때"라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지난달 22일 칠곡에 있는 작은 영화관 '호이영화관'에서 주인공 할머니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영화관 개관작으로 '칠곡 가시나들'을 처음 공개했다.
제작진은 "칠곡군은 '칠곡 가시나들' 일곱 할머니들 일생의 터전이고 100% 올로케이션으로 담아낸 공간"이라며 "이곳에 최초로 생기는 극장 개관 기념작으로 상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 역시 최근 전화통화에서 "할머니들은 본인들 얼굴이 나온 영화를 태어나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보고 너무 설레고 좋아하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