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문화재 사랑인가, 부동산 사랑인가

조카,보좌관 배우자 등 주변인물 9개 집중매입… 孫 "박물관 등 구도심 활성화 차원"
문화재 등록 전 매입 미정보 활용.시세차익 의심…"문화재 등록되면 가격 안올라

손혜원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대한 막말 논란을 빚은 손혜원 의원이 이번에는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문화재 투기 의혹이다.

의혹의 요지는 손 의원의 조카 두명과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문화재단, 보좌관의 배우자 등 주변인물들이 문화재로 등록되기 전 '목포 근대문화역사 공간'(목포 유달동 일대)에 있는 건물 9채를 구입했다는 내용이다.

손 의원이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여당 간사여서 사전 정보를 입수해 투기를 한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손 의원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고소하겠다고 강력 반발했다.

가장 큰 쟁점은 어떻게 이곳 건물들을 손 의원 주변에서 집중 매입하게 됐느냐는 점이다.

손 의원은 언론인터뷰와 SNS 등을 통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이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2018년 8월 6일이다. 처음 조카에게 돈을 증여할 테니 목포에 집을 사라고 해서 산 게 2017년 3월"이라며 "(문화재 등록을 언제 하는 줄) 알고 어떻게 1년 반 전에 거기에 집을 사느냐"고 했다.

그는 군대에 있는 조카에게 집을 사준 이유에 대해선 "군대에 있는 조카는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서 도와주기 위해 사준 것이고, 지금 그 조카의 엄마가 집을 고쳐서 목포에서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좌관 배우자와 관련해서는 "원래 어떤 화가가 사려고 했는데 팔리지 않았던 집이다. 보좌관이 사고 싶다고 하길래 사라고 권했다"고 전했다.

사들인 집 값이 4배 올랐다는 보도에 대해선 "거짓말이다"라면서 "매물이 없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가서 사려고 하면 얼마든지 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2년 전 구입한 조카집 가격이 8700만원이었는데 한 지붕 안에 있는 똑같은 집이 최근 1억2000만원에 팔렸다고 한다. 약간은 올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팔린 집도 리모델링을 한 것"이라면서 "리모델링 비용을 감안하면 시세 차익이 없다"고 강조했다.

남편이 이사장이 있는 재단은 부지를 매입해 나전칠기 박물관을 지을 게획이라며 지금도 부지 매입을 하고 있다는 게 손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제가 재단에다 다시 사재를 털어넣은 거죠, 문화 재단에 돈을 집어넣는다는 것은 다시는 거둘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일부 보도 내용과 달리 문화재로 등록되더라도 사적 이용을 위한 리모델링 비용에 대한 지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로 등록된 지역은 도로 등 인프라에 대한 보수.유지 비용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 받을 수 있다.

또 문화 거리에 속해 있는 건물 가운데 개별적으로 문화재로 등록되면 그 건물은 문화적 가치가 있는 외관 등에 대한 관리 비용을 지원 받는다.

손 의원 주변에서 매입한 9채 가운데, 보좌관 배우자가 매입한 곳만 개별 문화재로 등록됐다.

손 의원은 이런 사실을 근거로 "나는 그 거리가 문화재로 되는 사실도 몰랐다"면서 "내가 영향을 미쳤으면 왜 조카가 산집은 다 문화재에서 빠졌느냐"고 항변했다.

문화재로 등록 되더라도 매매에는 제한이 없고, 개보수를 할때는 제약을 받는다.

문화.역사적 가치가 있는 목포 구도심을 보존하기 위한 취지라는 손 의원의 해명에도 그가 문화재 관련 상임위 여당 간사라는 지위에 있었다는 점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미리 정보를 입수 하고 매입에 나섰을수 있다는 개연성 때문이다.

다른 중요한 쟁점은 문화재 등록이 해당 건물의 재산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개발 등에 제한이 있어 오히려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주장과 문화재 거리로 지정돼 정비된다면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문화재로 등록되면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며 "도시재생사업으로 개발하는 쪽이 가격 상승을 더 일으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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