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 계속 줄어드는데…."정체불명 구덕운동장에 '뿔난' 지역 동호인들

부산 서구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테니스장은 사실상 한 곳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면 1/20 수준
구덕운동장 새 테니스장 시설마저 철거결정 나자 불만 봇물

부산 구덕운동장 테니스장 <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부산시가 백억원이 넘게 든 구덕운동장 리모델링 사업의 준공을 코앞에 두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일부 테니스장 시설을 철거하면서[관련기사 1.10 부산CBS,노컷뉴스= "사용도 못 하고 철거"…오락가락 구덕운동장 재개발 '빈축'], 열악한 지역 체육시설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구에 있는 테니스 동호회, 이른바 클럽 수는 11개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지역 테니스장은 2곳, 3개면에 불과하다.

이중 2개면도 군부대 내에 있어 평일에는 사용이 어렵고, 주말에는 까다로운 사용 절차를 거쳐야 해 사실상 서구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테니스장은 딱 1개면뿐이다.

서구청에 따르면, 한때 관내에 15개면의 테니스장이 있었지만 송도해상케이블카가 들어서면서 기존 테니스장이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학교 부지에 딸린 테니스장도 주차장 부지로 바뀌면서 3년 새 12개면의 테니스장이 서구에서 사라졌다.

인근 서부산권 지자체 테니스장 현황과 비교하면 서구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각각 19개와 24개의 동호회가 있는 사상구와 사하구의 테니스장 수는 30개면에 이르고,25개의 동호회가 있는 사하구의 테니스장 면수도 13면에 이른다.


이들 지자체의 동호회 수가 서구 지역보다 많기는 하지만, 클럽 당 이용 가능한 테니스장 면수를 따져보면 최대 20배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서구 주민들은 새로운 테니스장이 들어설 구덕운동장 리모델링 준공을 애타게 기다려왔다.

하지만, 애초 5개면으로 설계된 구덕운동장 테니스장은 지역 시의원을 중심으로 테니스장 면수가 너무 많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부산시가 다 지은 테니스장 시설 일부를 철거하기로 했다.

사실상 완공이 끝난 테니스장 5면 중 2면의 고정식 네트를 사용도 못하고 철거한 뒤 아이들이 공놀이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부랴부랴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테니스 동호회원들은 테니스장 이용객이 있을 때마다 대형 이동식 네트를 설치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고, 테니스장 용도로 설치된 지금의 잔디가 인조잔디인 데다 길이가 너무 짧아 영유아·어린이들이 활동하기에는 부적합해 정체불명의 공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형 서구테니스협회장은 "서부산권 대표체육시설인 구덕운동장의 테니스장이 지역 정치인에 휘둘리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이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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