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하면 선처할게"...'법정내 재판거래'에 '막말판사'까지

서울변회 2018 법관평가자료 공개
"더러운 사건만 온다" 막말에 "무죄 주장하면 구속" 협박도
'경청하는 태도', '충분한 변론 보장' 등 우수법관도 뽑혀

(사진=연합뉴스 )
"범행 일부 자백하면 나머지는 선처하겠다", "구속영장 미리 써왔는데 기회 줄테니 잘 생각해보라"

법정 내에서 일부 판사가 피고인의 자백을 두고 '거래'를 하거나 '협박'까지 하는 사례가 공개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소속 변호사가 참여한 '2018 법관평가' 자료를 16일 공개했다.

해당 자료 중 '법관평가 문제사례'에 따르면, A판사는 피고인에게 공소제기된 여러개의 범죄사실 중 일부를 자백하면 나머지에 대해 선처하겠다며 '거래'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A판사는 재판을 방청하는 피고인 가족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그 자리에서 통화기록을 검색하는 등 '인권침해'까지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사례에 적힌 B판사는 피고인이 무죄를 주장하자 "오늘 구속영장을 미리 써왔는데 한번 더 기회를 줄 테니 잘 생각해보라"고 '협박'해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한 것으로 소개됐다.


이 밖에도 "왜 이렇게 더러운 사건들이 오지", "어젯밤 한숨도 못 자서 피곤하니 불필요한 말은 하지 말라"와 같은 막말을 서슴지 않는 판사도 문제 사례로 지적됐다.

반면에 △경청하는 태도 △당사자 배려 △소송지휘권 적절히 행사 △충분한 변론·입증기회 부여 등을 이유로 21명의 우수법관이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김배현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와 유성욱 서울서부지방법원 판사는 평균 100점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김승주 서울고등법원 판사·김종호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나상훈 특허법권 판사·서영호 의정부지방법원 판사 송승우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신숙희 서울고등법원 판사 등이 평점 95점 이상의 우수법관으로 뽑혔다.

서울변회는 지난해 서울변회 소속 변호사 2132명이 참여해 정리한 1만7879건의 법관평가표를 바탕으로 '하위법관'과 '우수법관'을 뽑았다.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21명의 평균점수는 96.02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판사의 46점과 50점이 넘는 차이를 보였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법관평가 활성화에 힘을 쏟아 묵묵히 법관의 사명과 사법정의를 실현해 가는 훌륭한 법관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변회는 5명 이상의 변호사로부터 평가된 법관의 점수 등은 법원행정처 측에 전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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