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수를 명시한 것은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고, 북한을 핵보유 선언국가로 분류한 것도 이례적이어서 이번 주일미군 동영상 내용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주일미군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 게재된 동영상을 보면 “동아시아에는 세계 3대 경제대국 가운데 2개 나라(중.일)와 3개의 핵보유 선언국(중,러,북)이 존재한다”면서 북한이 15개 이상의 핵무기(15+ Nuclear weapons)를 보유한 것으로 표시했다.
주일미군의 자체제작 동영상이기는 하지만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개수를 명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동안 미 정부는 북한이 빠른 시일 내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는 핵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평가해왔지만, ‘핵태세검토(NPR)’ 보고서 등에서도 핵탄두 개수를 적시하지는 않았다.
이는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해석될만한 여지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가장 최근의 핵태세검토 보고서는 지난해 2월에 발간된 것으로, 여기서 “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보유능력을 불법으로 계속 추구하고 있다”, “북한이 핵의 길을 가고 있다”는 정도로만 북한의 핵능력을 언급했다.
비슷한 시기 국방장관실이 미 의회에 제출한 ‘북한에 관한 군사·안보 상황 진전’(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DPRK) 보고서에서도 북한의 핵실험 진전상황과 함께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무기가 장착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국을 공격할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는 정도의 표현만 썼다.
다만 북한의 핵탄두 보유 개수 추정치는 미 국방정보국(DIA)의 비공개 보고서 일부가 미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밝혀진 바 있다. 지난해 8월 워싱턴포스트는 DIA 비공개 보고서를 입수해, 북한이 최대 6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핵탄두 소형화 기술에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밖에도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2017년 7월에 북한의 핵탄두 제조량을 10~20개 정도로 추정했고, 헤리티지재단은 2016년 11월 북한이 핵무기 8기를 보유했다는 추정치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미 국방부나 군 당국이 공개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적시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어, 이번 주일미군 동영상에 나타난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15개 이상)이 어떤 근거로 제시된 것인지, 또 어떤 의도로 핵무기 개수를 명시하면서 북한을 핵보유 선언국가로 분류한 것인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