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중국과 조별리그 C조 최종전을 치른다.
2연승으로 나란히 16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과 중국은 마지막 경기에서 조 1위 자리를 다툰다. 현재로서는 중국이 유리한 상황이다. 골득실(중국 +4, 한국 +2)에서 앞서며 한국을 2위로 밀어내고 조 1위에 올라있다.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조 1위 자리를 확정한다.
한국은 중국을 꺾고 반드시 조 1위로 16강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이유는 분명하다. 같은 16강이더라도 순위에 따라 상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국이 조별리그를 조 1위로 마치면 16강에서 A·B·F조 3위 가운데 한 팀과 격돌한다. 상대적으로 한 수 아래인 팀과 만날 수 있기에 8강 진출 가능성도 커진다.
조 2위를 하면 16강에서 A조 2위 팀을 만난다. 현재로서는 인도나 태국이 유력하다. 큰 문제는 8강 이후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을 상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을 꺾고 4강에 오르더라도 '디펜딩 챔피언' 호주와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휴식 시간에도 차이가 생긴다. 조 1위를 하면 중국전이 끝나고 엿새 뒤인 22일에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2위를 하면 이보다 이틀 더 빠른 20일에 16강전을 소화한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라도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조 1위 등극은 더욱 절실하다.
수문장 김승규도 "조 1위에 올라야 16강전부터 시작되는 토너먼트에서 수월한 상대를 만난다. 그리고 경기장 이동 거리가 짧아져 편해진다"고 밝혔다.
한국은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1-0 승리 이후 32년 동안 중국을 상대로 27경기 연속 무패(16승 11무) 행진을 벌여 '공한증'이라는 말이 생겼다. 그러나 지난 2010년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0-3 패배와 '창사 참사'로 기록된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0-1 패배로 체면을 구겼다.
적극적인 투자로 선수 육성에 힘을 쏟은 중국은 어느덧 한국을 위협하는 위치까지 성장했다. 물론 전력면에서 아직 한국이 앞선다는 평가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대인 것은 분명하다.
공한증을 옛말로 만들려는 중국. 한국의 훈련장을 찾아 15분의 제한된 시간 속에서 라이브로 이를 중계하는 장면이 나온 것 역시 필승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국이 만약 이런 중국을 상대로 패한다면 정신적인 데미지가 클 전망이다. 또 이런 부분은 남은 경기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한국 축구의 자존심도 흔들릴 수 있다.
벤투호는 중국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 경기에 임할 계획이다. 경고 누적으로 중국전에 결장하는 이용(전북) 대신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김문환(부산)은 "중국전이 조 1위를 확정하는 경기기 때문에 선수들과 코치진 모두 이기려는 열망이 강하다. 준비 잘해서 경기에 나서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