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한국당 당권 급부상…옥중 朴, 반응은?

친박계 일각 “朴 전 대통령 뜻과 무관한 입당, 출마”
‘朴心’ 따라 결집 VS 분열... 관측 엇갈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자료사진=이한형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 입당을 결심하고, 2‧27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피력함에 따라 당 안팎에 미칠 파급력이 주목된다.

무엇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보수 정치권은 박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의 면회 요청을 번번이 거절한 것을 근거로 박심(朴心·박 전 대통령의 의중)과는 무관한 입당 및 출마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였기 때문에 ‘친박은 친박’이라는 해석 역시 동시에 제기된다. 보수의 구심점을 노리는 황 전 총리로선 당 대표 당선을 위해선 친박계를 결집해야 하는 반면, ‘반문(反文‧반문재인)연대’를 위해선 비박계를 끌어들여야 하는 점이 딜레마로 작용할 전망이다.

◇ “黃, 출마 뜻 밝혔다”…‘탄핵 총리’ 프레임, 당 안팎 견제

황 전 총리가 주초 입당하겠다는 뜻을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에게 전한 가운데 관심의 초점은 전대 출마 여부에 맞춰진다. 황 전 총리 본인과 주변에선 “입당이 곧 출마는 아니다”, “선당후사 선언을 한 뒤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 등의 말들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출마 의사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1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전 총리가 직접 ‘출마하겠다’고 말했고, ‘많이 도와달라’고도 했다”고 전했다.

황 전 총리가 입당 후 곧바로 출마수순을 밟는 데 대해 당내에서조차 반발이 나오고 있다. 당 대표 출마를 타진 중인 심재철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박근혜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내 정권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이 공격당하고 탄핵소추 당할 때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이제 간신히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 당 지지율이 회복에 접어들자 무혈입성해 보스가 되려 한다는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친박계 후보로 전대 출마를 노렸던 김진태 의원은 “(황 전 총리의) 입당을 환영한다”면서도 “전대에서 선수끼리 제대로 경쟁해보자”고 말했다.


계파 간 대결을 피하고자 했던 김병준 비대위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진박(眞朴) 공천 논란 관련자를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하며, 박근혜 정부 장관 출신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 선언까지 받은 상황에서 비토 대상의 핵심에 있던 인사가 당 대표가 될 수도 있는 아이러니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탄핵 총리’ 프레임은 한국당 바깥에선 한층 거센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황 전 총리는 박근혜 국정농단의 실질적 책임이 있는 종범 수준”이라며 “정치 시작에 앞서 최소한 처절한 반성과 대국민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도 논평을 통해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의 정치적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친박계인 자유한국당 출신의 대한애국당 조원진 당대표 (자료사진=윤창원기자)
◇ 애국당 조원진 “홍준표‧김무성‧유승민‧김성태‧권성동 내보내면 인정”

황 전 총리의 급작스런 정계 입문은 친박계와의 교감에 따른 것이라기 보단 독자적인 결행이라는 것이 현재까지 주된 반응이다. 이 같은 관측의 근거는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돼 있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황 전 총리의 정치권 복귀는 지난 2017년 5월 대통령 권한대행 직에서 물러난 이후 1년 8개월여 만이지만, 그는 정당정치와 선거의 경험이 없는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낙마 뒤 대선주자로 나서라는 보수정치권의 요구가 있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거 대선불출마에 대해 황 전 총리는 “출마를 위해 권한대행의 대행을 만들 수는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정치권에선 출마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허락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을 돕기보다 자신에 대한 보수 정치권의 평판에 신경을 더 썼다는 식의 친박계 일각의 반감이 그런 사례다. 박 전 대통령 특검수사 과정에서 기간 연장 요구에 대해 당시 황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의 입지를 좁혔다는 시각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황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하기만 하면 친박계가 결집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관측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류도 생겨나고 있다. 출마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경우 친박계의 표심이 분열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은 황 전 총리의 출마에 있기보다 ‘친박신당’을 만들라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는 통화에서 “황 전 총리가 과연 홍준표‧김무성‧유승민‧김성태‧권성동 등 탄핵 5적을 퇴출시킬 역량이 되느냐”면서 “인적 청산에 성공하면 모를까, 배신자들과 손잡는다고 하면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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