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온라인 폭력…'심석희‧양예원'향한 2차 가해

일베서 심석희 선수 과거 화보 사진 올라와
'조재범 사건'에 노 전 대통령 합성 사진도
1심 승소 양예원 씨에게 비난 수위 높아
"명예훼손과 모욕죄에 해당 될 수 있어"

온라인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심석희 선수와 양예원 씨를 대상으로 조롱하는 게시물과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왼쪽 사진은 이번 '조재범 사건'의 진짜 범인이라며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합성한 사진도 올라와 심 선수의 폭로를 조롱하기도 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조재범 코치로부터 성범죄 피해 사실을 폭로한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와 '비공개 촬영회' 관련 1심 재판에서 승소한 양예원 씨를 대상으로 '도 넘은'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는 10여 장의 심 선수의 사진을 담은 게시물이 올라왔다. 사진은 지난 2014년 영국 한 신발 브랜드와 함께 촬영한 여름 화보였다. 이를 접한 일베 회원들은 심 선수 외모에 대해 품평을 하며 '조재범 사건'을 언급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합성한 사진을 올리고는 이번 사건의 범인이라며 심 선수의 폭로를 조롱하기도 했다.

디시인사이드에서도 심 선수의 폭로를 비방하거나 조롱하는 글과 사진이 곳곳에 올라왔으며 심지어 "신고를 왜 이제야 하느냐"라는 SNS 댓글 반응도 나오는 실정이다.

용기를 내 폭로한 심 선수에게 또 다른 '폭력'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1심 재판에 승소한 뒤 입장을 밝힌 양 씨에 대한 비방 게시물과 사진은 더 많다.

일베 뿐만 아니라 온라인커뮤니티 곳곳에서는 양 씨의 얼굴을 올리고 조롱하는 등 양 씨를 향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비공개 촬영사진에 노출된 양 씨의 특정 부위를 언급하며 이번 재판 결과를 조롱하기도 했다.

심지어 심 선수와 양 씨의 차이를 비교 분석하는 게시물까지 올라오고 있다.

담담한 표정을 한 채로 폭로한 심 선수와 달리,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양 씨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앞서 양 씨는 악성 댓글을 달았던 누리꾼들을 향해 "그동안 자신과 가족들을 모욕했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현행법상 악성 댓글을 다는 '악플러'들은 형법상 모욕죄‧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명예훼손죄 등의 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다른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서승희 대표는 11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온라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폭력은 오프라인 공간보다 파급력이 크고 더 강력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나마 피해자의 피해를 낮추는 방법으로는 제 3자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해당 게시물을 유해 콘텐츠로 신고하거나 피해자 분들에게 체증 자료를 전달해 (피해) 확산을 막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2차 가해를 막는 근본적인 방법으로는 현행 법 개정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여성정책연구원 장미혜 연구원은 "현행 법은 실체공간 기준으로 만들어지다보니 가상공간에서 발생되는 사건을 온전히 다루기 힘들다"며 "당장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죄 등과 같이 법률이 나눠진 채로 (사건을) 다루고 있어 디지털 시대에 맞도록 2차 피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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