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법 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 오늘 오전 검찰에 소환된다는 소식 지금 전해 드렸죠.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대법원장이 검찰에 소환되는 건요. 그런데 검찰 포토 라인이 아니라 대법원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겠다라는 게 지금 논란입니다. 왜 자신의 집 골목도 아니고 조사를 받는 검찰청도 아니고 대법원 앞인가. 여러분은 어떻게 해석하세요? 법조인 출신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과 함께 이 상황들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박주민 최고위원님, 안녕하세요?
◇ 김현정> 대법원장을 지낸 사람이 참고인도 아니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 이게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 아닙니까?
◆ 박주민> 그렇고요. 아까 제가 잠깐 방송을 들었는데 방송에서 나온 것처럼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우선 대법원 앞에서. 그러니까 안으로는 지금 못 들어가게 됐대요, 허락을 안 해서. 대법원 정문 앞에서 입장문 발표하고 찍고 검찰로 가겠다. 이 얘기를 듣고는 어떠셨어요?
◆ 박주민> 저도 페이스북에 간단히 남긴 것처럼 법원이 소환한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당연히 이것은 법원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의도로밖에 볼 수가 없어요.
◇ 김현정> 어떤 메시지요?
◆ 박주민> 아시다시피 자신은 이제 전직 대법원장이면서 자기가 여러 가지 일을 했을 때 관여됐었던 또 그래서 그런 이유로 수사를 받은 또는 조사를 받은 법관들이 한 80여 명 이상 법원 내부에 남아 있는 상황 아닙니까? 또 그런 분들 아니더라도 '우리 법원은 그럴 일 없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또 있겠죠, 법원 내부에는. 그런 분들에게 뭔가 자신은 억울하다라든지 또는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이후에 기소가 되거나 이래서 재판을 받게 될 경우에 여러 가지 그런 부분도 고려해야 된다는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어차피 검찰 수사받고 나면, 조사받고 나면 그다음에는 재판으로 가게 되는 건데.
◆ 박주민> 영장 실질심사도 그렇죠. 구속영장의 경우도.
◇ 김현정> 그렇죠. 법원에서 하는 거고. 거기에 대한 압박, 호소, 단결을 도모한다든지 이런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 박주민> 그렇죠. 그렇지 않으면 법원 앞에서 할 이유가 없어요. 만약에 자기에게 부여되고 있는 혐의의 부당함. 이런 걸 주장하려면 통상적으로 검찰 앞에서 하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검찰 포토 라인에서.
◆ 박주민>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혹시 지금 법원 내 분위기 좀 알아보셨어요? 법원 내에서는 이 상황에 대해서 뭐라고 하는지.
◆ 박주민> 사실 제가 듣고 있는 얘기는 좀 걱정할 만한 얘기들도 있어요. 어떤 거냐면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사법 농단 관련돼서 조사나 수사를 받았던 법관들이 다수 현재도 재판 업무에 공무를 하고 있고요. 또 '우리 자랑스러운 법원, 내가 속한 자랑스러운 법원이 그런 일을 하지는 않았을 거야.'라고 순진하게 믿으시는 분들부터 시작해서 '그런 게 있었다 하더라도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도 이걸 진실을 규명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뭔가 정치적인 공세나 이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들 있을 수 있고. 그러니까 이런 분들이 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 과정이라든지 또는 혹시 있을지 모르는 영장 청구 과정에서 우호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는 계속 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반반입니까, 그럼 분위기는? 이거 사법 농단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측과 이거 심각한 문제다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반반인 거예요, 법원 내는?
◆ 박주민>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젊은 법관들 그리고 다수의 법관들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고위 법관일수록 그렇지 않다라고 보거나 또는 그렇다 하더라도 이게 자꾸 드러나는 건 안 좋다라고 보는 그런 상황이라고 듣고 있습니다.
◆ 박주민>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본인이 받고 있는 혐의는 부당하다는 내용과 함께 법원이 지금 이런 부당한 공격이나 부당한 정치적인 공세 이런 것에 대해서는 좀 저항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해서 본인에 대한 지지 세력이나 이런 쪽을 좀 결집시킨다든지 이런 메시지가 담겨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문자 이런 문자도 들어왔네요. 생각해 보면 전두환 씨가 조사받으러 가기 전에 재판받으러 가기 전에 청와대 가서 입장문 발표하고 조사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 아니냐. 이런 청취자 문자.
◆ 박주민> 그런데 그거하고도 좀 달라요. 왜냐하면 아까 말씀드렸듯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물러난 뒤에 청와대 전두환 전 대통령과 같이 일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더욱더 비호하려는 사람들이 남아 있지는 않았겠죠.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박주민> 그런데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 법원 내에는 사법 농단에 관련돼 있고 그래서 사실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공범이라고 부를 수 있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남아 있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주는 메시지나 영향력이나 이런 것들은 다를 수 있죠.
◇ 김현정> 오히려 전두환 씨가 청와대에 가서 입장문 발표하고 검찰청 가는 거보다 더한 거네요.
◆ 박주민> 더한 거죠.
◇ 김현정> 비교를 하자면.
◆ 박주민> 왜냐하면 실제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시라든지 또는 의중에 따라서 움직였던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유죄라면 자신들도 유죄가 되는 그런 상황의 판사들이 버젓이 지금 있는 상황에서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을 수 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런 비판을 예상하지 않았을 텐데도 그렇게 무리하게 하는 거 보면 이게 지금 어떤 것인가. 이 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이 혐의에 대해서.
◆ 박주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지금 중요한 게 아니고요, 법원 내부에 자신에게 동조하는 세력을 결집시키는 게 더 중요하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원장 구속 영장은 기각됐잖아요. 그런데 검찰이 구속 영장을 바로 청구하지 않고 바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소환합니다. 이거는 무슨 의미인가요?
◆ 박주민> 지금 뭐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죠.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 영장을 재청구하는 방법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법원 내부 분위기에서 이 대법관급의 고위 법관들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되기가 어렵다라는 현실적인 판단을 검찰이 한 것 같아요. 그 상황에서 그러면 다시 재청구해서 또 기각되면 에너지가 더 상실될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 간 것 아니냐.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거기서도 구속 영장이 기각됐고 재청구해도 가능성이 크지 않다라는 판단을 했다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 여부는 어떻게 보세요, 구속 영장 신청?
◆ 박주민> 양승태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마 검찰이 오늘 굉장히 늦은 시간까지 조사를 해 보고 나서 판단을 할 건데요. 박병대, 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하고도 좀 다르게 최근에 보도 나온 걸 보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강제 징용 판결에 개입했고 그것을 위해서 전범 기업 대리인인 김앤장 변호사와 만났던 문건을 확보했다는 거 아닙니까, 지금 검찰이?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김현정> 그게 스모킹 건이 될까요?
◆ 박주민> 지금 제가 문건 자체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보도 나온 것에만 지금 의존해서 말씀을 드리는 한계가 있는데요. 대법원장이, 당시 현직 대법원장이 한쪽의 대리인과 만났다. 그것도 한 차례 만난 게 아니라 세 차례 정도 만났다. 또 그렇게 해서 여러 가지를 논의했고 실제로 재판 진행 과정도 그 논의 내용과 일치한다. 이러면 굉장히 파괴력이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스모킹 건도 될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런 문자도 들어와요. '아니, 부장급 검사가 조사를 맡는다고 하는데 연수원 기수로 따지면 30기 이상 차이가 난다. 조사가 잘 될까, 수사가 잘 될까?' 이런 얘기들을 하십니다.
◆ 박주민> 지금 현재 검찰은 사법 농단 관련해서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집중해 온 상황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기수 차이가 난다 하더라도 호락호락하게 수사를 하거나 그러지는 않을 겁니다.
◇ 김현정> 그 부분은 좀 믿어보죠, 믿어보죠.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 건 다 형사적인 절차입니다, 여러분. 그런데 탄핵이라는 건 형사적 절차와는 상관이 없는 거죠. 별개로 가는 겁니다.
◆ 박주민> 맞습니다.
◇ 김현정> 형사 재판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탄핵을 하는 게 아니죠. 우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 경우도 봤습니다마는. 국회에서의 이 탄핵은 지금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 박주민> 지금 제가 여러 방면으로 다른 야당들과 접촉해서 얘기를 나눠보고 있는데요. 적극적으로 얘기하시는 야당이 있는 반면에 시기상조라고 얘기하시는 야당도 있고요. 또는 다른 정치적 사안과 연계해서 그 사안이 풀리지 않는 한 협조할 마음이 없다라고 말씀하시는 야당도 있어요. 그래서 지금 계속해서 설득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 분위기를 퍼센트로 본다면.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어느 정도나 있을까요, 현재?
◆ 박주민> 지금 제가 봤을 때는 원칙적으로 그리고 원론적으로 탄핵에 반대한다라는 분들은 자유한국당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제 느낌에.
◇ 김현정> 알겠습니다. 원칙적으로는 그런데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또 갸우뚱한 건가요?
◆ 박주민>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지만 시기상조다. 원칙적으로는 반대하지 않지만 다른 이슈들도 있는데 다른 이슈들을 선별적으로 해 줘라. 이런 이야기들을 계속 지금 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이 부분들을 풀어야 되는 숙제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국회 분위기는 그렇군요. 여러분, 9시 반. 이제 2시간 뒤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한 뒤에 검찰로 갑니다. 박주민 의원님, 지금이라도 좀 마음을 바꿔서 바로 그냥 검찰로 가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하시죠.
◆ 박주민> 사실 그게 그나마 이 수사라든지 또는 법원, 사법 농단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맞는 행동일 겁니다.
◇ 김현정> 지금이라도 발걸음을 돌려달라. 물론 무죄 추정의 원칙입니다. 하지만 떳떳하다면 오히려 더 오해받을 짓은 하지 말아야죠. 바로 좀 검찰로 가라. 이런 비판의 시선. 법원 내부에서도 이건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상황 속에서 왜 이렇게 고집을 하는가.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9시 반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박주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었습니다. < 속기 = 한국스마트속기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