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신천지가 지난해부터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일대에 포교 목적으로 보이는 평화박물관 건축을 시도해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신천지가 가평군청에 박물관 건축을 허가 해 달라고 낸 민원이 한 달 새 무려 4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신천지의 민원 폭탄에 가평군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송주열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스탠딩] 송주열 기자 / 경기도 가평군청
“여기는 군청계단입니다. 여기 보이는 박스들은 신천지 신도들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평화박물관을 건립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낸 민원서류들입니다. 벌써 4만 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됐는데요. 문제는 이와 비슷한 민원들이 추가로 접수될 것으로 예상돼 행정력 낭비는 물론 다른 민원 업무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가평군 민원과 공무원들이 신천지 신도들이 보내온 민원들에 대해 회신 작업을 하느라 분주합니다.
신천지 측이 지난해 12월 13일 박물관 건립을 위해 조속한 건축허가 처리를 해달라며 민원을 낸 이후 한 달이 채 안된 지금까지 전국에서 4만 1천 여 건의 민원이 접수됐기 때문입니다.
신천지의 반복적인 민원으로 공무원들의 행정력 낭비는 물론 군민들의 다른 민원업무까지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최돈목 과장 / 가평군청 민원지적과장
“업무방해가 아닌가 이럴 정도로 우리 군에서는 업무 타격이 많이 받는 상황입니다. 민원의 핵심이라는 것이 (신천지 박물관)건립을 목표로 해서 다수를 동원한 것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보기는 어렵구요.”
공무원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4만 여건의 민원 중 절반 가량은 민원인들의 주소와 이름이 불분명하다는 겁니다.
군청 내 모든 부서가 민원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하루 1천여 건씩 회신 작업에 매달리고 있지만, 이를 다 처리하려면 설 연휴 전까지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선명 주무관 / 가평군청 허가민원과
“이게(민원이) 우리 군에 접수돼 있는지도 몰라요. 그분들은..제가 생각하기에는 아마 신천지에서 한꺼번에 편지를 받아서 그냥 제출하신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 몇 분은 "(나는 민원을) 아예 쓰지도 않았다" 자기는..그런데 이름이랑 주소는 그렇게 돼 있으니까 보내드리는 건데 그런 전화들이 오니까 그런 대응 업무도 해야 되는 거죠.”
게다가 신천지 대표 이만희 씨는 집단 민원에도 불구하고 건축 허가에 속도가 붙지 않자 지난 달 28일 직접 군수실로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만희 씨를 포함해 신천지 신도 4명이 느닷없이 군수실을 찾아 군수 면담을 요청했지만 면담은 거절당했습니다.
[인터뷰] 가평군청 군수실 관계자
“그건 아닌 거죠. 교주라고 무작정 들어와서 군수를 만날 수 있는 건 아니죠. 군수를 만나려면 사전에 선약이라도 다 하고 (해야 되는거죠)”
가평군은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민원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라 회신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유사한 민원이 쇄도할 것으로 예상돼 군 행정 공백마저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신천지가 지난해 2월 가평군 청평면 일대 부지를 매입해 박물관 건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신천지대책청평범시민연대, 가평군기독교연합회 등이 반대시위를 벌였고, 6.13지방선거 당시의 입후보자들은 신천지 반대 공약을 내세운 바 있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취재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