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임원 총사퇴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는가 하면, 조 전 코치를 몰아붙이고 빙상계를 좌지우지한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의 전횡과 특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운동선수 보호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면서 대한체육회의 총사퇴를 언급했다.
기자회견에서 안민석 위원장은 "세계 랭킹 1위 올림픽 메달리스트 선수에게 가해진 것이 이럴진대 무명의 선수들은 얼마나 가혹한 환경 하에서 운동하고 있을까 생각하면 이 문제는 초유의 사건이고 전세계 스포츠계에 유래가 없는 부끄러운 사건"이라며 "대한체육회 임원들의 총사퇴까지 요구할 수 있는 초유의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도 "그간 지속된 방싱계의 고질적인 적폐와 성 비위를 사실상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방기해왔다"며 "체육회장의 사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재범 전 코치의 윗선으로, 쇼트트랙 선수들을 압박해 폭행 폭로 기자회견을 막은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빙상적폐의 핵심으로 지목됐다.
안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이번 사건은 조재범 개인 일탈로 보면 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게 된다. 기존의 빙상계에서 있어왔던, 선수들을 때려서라도 메달 따게하는 메달 지상주의에는 전명규가 있다"고 지목했다.
이어 "전명규는 올해 19년도에 한체대에서 영구교수 정년이라는 특혜를 받았다"며 "지난해에 징계를 받았고, 지난 가을에 병가를 냈던 교수를 경쟁력이 있는 영구교수로 특혜를 주는 국립대 한체대에 대한 특별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젊은빙상인연대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폭행을 방조한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을 규탄하면서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여준형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이자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임원들이 폭행에 대해 감추려고 했고, 그걸 알고도 재발 방지를 위해 선수들을 위해 해야하는데 감추기에만 급급했다"며 "징계받은 코치가 돌아오고 징계에 대해 경중도 약하게 받기 때문에, 그런 문제에 대해 해결 안하고 반복되는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 부회장과 관련해 "직책이 빙상연맹 부회장이었고 현재 한체대 교수이고, 평창올림픽 부단장이었다. 그런 분이 몰랐다고 하면 이해가 안되고 몰랐다면 직무유기"라며 "심석희는 어렸을 때부터 한체대에서 훈련해왔고 어렸을 때부터 맞았다고 하는데 전명규가 모른다고 하면 그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심석희 선수의 폭행 기자회견 이후 전명규가 조재범을 따로 집으로 불러 '네 책임으로 하라'며 입을 맞췄다는 주장도 나왔다.
여 전 코치는 관련 질문에 "조 전 코치의 말에 따르면 전명규 전 부회장이 문체부 감사 전 집으로 불러 '네 책임으로 하라'고 얘기하라고 했다더라"며 "그런데 심석희는 조 전 코치가 때린 게 특정 선수를 더 잘 타게 하기 위해 때린거라고 얘기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빙상계에 미성년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추가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 전 코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해자가 2명 이상이 있다"며 "미성년 피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