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01월 09일 (수)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관용>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조재범 코치에게 폭행당한 거 지금 고소해서 재판 진행되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추가 고소장을 냈는데 고등학생 때부터 상습적 성폭력도 당했다 그래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스포츠계의 성범죄 또 2차 피해 계속 국정감사 등에서 지적해 오신 분이 있어요. 더불어민주당의 표창원 의원을 연결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 표창원>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번 심석희 선수의 추가 고소 소식 듣고 느낌이 어떠셨어요?
◆ 표창원> 심석희 선수가 겪었을 그 고통이 그려지고요. 앞으로도 쉽지 않겠구나. 많은 유사한 미투 피해자들이 악의적인 그런 왜곡이나 또 비난 등에 많이 시달리시거든요. 그것 때문에 가슴이 아팠고요. 반면에 유사한 피해를 겪었으면서도 알리지도 못하고 혼자 속앓이만 하시는 다른 피해자에게 힘을 주는 대단히 용기 있는 결정이라는 점 때문에 많은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 정관용> 일단 조재범 코치 측에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는데 이게 사실관계가 드러날까요?
◆ 표창원> 수사를 통해서 아마도 성범죄라는 것이 물증은 이제 찾기가 어렵고요. 피해자, 가해자의 진술 그리고 진술의 일관성과 또 정황과의 부합성. 이런 것들이 이런 것들이 있느냐에 따라서 대개 유무죄가 가려지거든요. 그런데 이번 사건에 심석희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실은 저에게 익명의 제보도 많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국정감사 기간 전후로 해서요.
◇ 정관용> 그래요?
◆ 표창원> 그런데 쇼트트랙 같은 경우는 특히나 어린아이부터 합숙을 하다 보니까 심석희 선수가 묘사한 방식과 대단히 유사한 방식으로 폭행 및 성폭행 피해를 겪었다라는 익명의 제보자들이 있어서 상당히 저는 개연성이 높다고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의원님께 제보 온 가운데 쇼트트랙 선수 출신들도 있었다?
◆ 표창원>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난 국정감사 때 스포츠계 성범죄 문제를 강하게 문제제기하셨는데 그렇게 하게 된 배경은 어떤 거였습니까?
◆ 표창원> 우선 실제로 알려진 사건들이 반복되는데도 불구하고 대한체육회나 문화체육관광부나 또는 각 종목 협회 등에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이 훨씬 더 많고 이 스포츠계의 특성상 군하고 유사하거든요. 대단히 폐쇄적이고 상하관계가 있고 피해자, 가해자를 고발할 경우에 자신의 경력을 완전 포기해야 되는 문제가 있고요. 그래서 그냥 두어서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국정감사를 통해서 많이 문제 지적을 하려고 했었습니다.
◇ 정관용> 종목 불문입니까, 스포츠계가?
◆ 표창원> 종목 불문입니다. 사실 작년에 알려진 것만 보더라도 2월에 테니스, 3월에 리듬체조, 또 3월에 태권도 아시겠지만 바둑에서도 그런 문제가 있었고요. 빙상, 검도, 배구는 국가대표 여자 선수들이 대회 참가를 위해서 출국하기 직전에 술 취한 트레이너와 코치가 여자선수들에게 성추행하는 바람에 대회 출전을 못하는 일들도 있었죠.
◇ 정관용> 그렇게 쭉 불거질 대로 불거졌는데 체육회나 관리당국 그리고 각 연맹들은 뭘 하고 있었던 겁니까?
◆ 표창원> 나름대로 불거지면 다 대응을 하고 조사를 하고 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가 잘 아시겠지만 반복적으로 지적됐지만 체육계가 너무 폐쇄적이고요. 특정한 인맥 중심으로 협회 그리고 코치, 감독, 대학 진학 문제 이런 게 다 연결돼 있다 보니까 진실이 밝혀지는 예가 거의 없습니다. 묻혀지게 되고 무마되고 가벼운 징계받고 떠났다가 다시 복귀하고. 이런 것들을 본 피해자 선수들은 내가 문제제기를 해 봤자 결국 가해자들이 상처 입기보다는 피해자가 더 상처 입는구나. 그러다 보니까 이제 오히려 문제 해결이 잘 안 되는 그런 악순환이 계속 벌어졌던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우선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철저한 진상조사부터 안 된다는 거죠.
◆ 표창원>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처벌은 미온적이 될 수밖에 없고.
◆ 표창원>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다음에 다시 돌아온다는 거죠?
◆ 표창원> 다시 통계상으로 보면 성폭력이 그나마 밝혀져서 중징계를 받은 임원이나 코치, 감독들 중에도 38%가. . . 나머지들도 바로 그 자리로 복귀는 아니지만 다른 지방의 협회라든지 또는 민간 일자리라든지 이렇게 같은 종목 스포츠계에서 일자리를 또 찾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까 전화 연결 상태가 고르지 못해서 잠깐 안 들렸는데 그러니까 중징계를 받은 사람도 38%가 다시 돌아오더라?
◆ 표창원> 바로 직후에 돌아온 게 38%고요. 시간이 좀 흘러서 돌아온 수는 훨씬 더 많죠. 그런데 그걸 추적 조사는 아직 못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같은 자리가 아니라도 다른 지방의 협회라든지 다른 학교의 코치라든지 이렇게 해서 복귀한 예는 대단히 많습니다.
◇ 정관용> 게다가 국내에서는 영구제명한다 이러니까 외국팀으로 발탁이 돼서. 그럼 결국 국제대회 나가면 또 만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더라고요.
◆ 표창원> 특히 우리 엘리트 스포츠가 워낙 국제성적도 좋고 하다 보니까요. 외국에서는 상당히 인기가 있거든요, 지도자들이.
◇ 정관용> 그러니까요.
◆ 표창원> 그래서 국내에서 문제가 야기가 돼도 외국으로 가면 환영을 받고. 그러면 국제대회 나가서 피해자 선수들이 외국에 코치나 감독으로 있는 가해자들을 만나게 되는 그런 문제가 발생을 하게 되는 거죠.
◇ 정관용>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 표창원> 지금 일단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대책을 내놨고요. 국제적인 부분들은 우리 국내에서 성폭력 가해 사실이 확인되면 국제기구나 외국의 협회들에 명단을 고지하고 공개하겠다. 그리고 지금 현재 3월까지는 전수조사를 해서 모두 다 혹시라도 숨어 있는 사건도 다 밝히겠다. 그리고 폐쇄된 이 구조 자체를 바꾸겠고 특히 스포츠 교육계에 도사리고 있는 문제를 구조적으로 파헤칠 수 있는 위원회를 독립적으로 만들겠다. 이런 대책을 내놨고요. 상당히 적절하다고 생각이 되지만 그런 대책들이 실효성 있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좀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정관용> 진작에 전수조사 같은 거 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미?
◆ 표창원> 했었어야 하죠. 했었어야 하는데 사건 발생하면 해당 종목, 해당 지역, 해당 국가대표에게만 조사를 실시하고 전수조사로 확대하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패착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이제라도 전수조사하고 위원회도 만들고 한다. 그런데 이걸 누가 관리 감독하고 감시할 그런 시스템도 있나요?
◆ 표창원> 현재 대한체육회에 스포츠 유니센터가 있고요. 그곳에서 지난번에 국정감사 때 제가 증인 신청을 해서 센터장이 오셔서 쭉 답변을 주셨는데 대한체육회에서는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시스템상 어떻게 되냐 하면 어떻게 되냐면 신분의 제보가 들어오면 대한체육회 스포츠센터에서 조사를 하지 않고요. 해당되는 종목의 협회로 이 사안을 이첩을 합니다.
◇ 정관용> 그것부터 바꿔야 되겠군요.
◆ 표창원> 맞습니다.
◇ 정관용> 해당 종목보다 체육회가 직접 나설 수 있도록.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표창원> 고맙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라도 확실히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