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8일 경남 창원 사보이호텔에서 개최한 양의지의 공식 입단 회견에서는 두산과 관련한 질문이 꽤 많았다. 아무래도 2006년 입단해 리그 최고 포수가 되기까지 양의지를 길러준 구단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두산과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양의지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은 NC의 끈질긴 구애에 양의지는 새로운 구단에서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당연히 두산에 대한 감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양의지는 "NC와 계약한 뒤 김태형 (두산)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다"면서 "NC 이적을 말씀드렸더니 한동안 침묵이 흘렀고 '잘했다'고 말씀해주셨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그동안 사랑받고 좋은 선수로 클 수 있게끔 응원해주시는 팬들과 프런트, 감독님, 단장님, 사장님 등 이 자리까지 만들어주신 데 대해 (은혜를) 갚도록 할 것"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내년 NC와 두산의 맞대결은 그래서 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 뻔하다. 더군다나 NC는 지난해 4승12패 등 두산에 약했다. 양의지는 "친정팀을 상대로 친정팀 만나면 (기분이) 이상할 것"이라면서도 "야구는 어디서나 똑같은 거니까 어디서나 똑같은 거니까 신경쓰기보다 NC에 맞추고 (문화에) 젖어서 선후배들을 잘 이끌어가면 결과는 좋을 것"이라고 새 소속팀의 반격을 다짐했다.
NC는 올 시즌 반등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김경문 감독이 사퇴하는 등 창단 첫 최하위에 머문 아쉬움을 올해 씻어내려는 NC다. 마산구장을 떠나 새롭게 지어진 창원 NC 파크에 어울리는 성적을 내는 것. 그래서 4년 125억 원의 거액을 들여 양의지를 모셔온 NC다.
물론 두 팀이 올해 KS에 오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KS에 진출한 두산은 여전히 리그 정상을 다툴 팀이지만 핵심 전력 양의지가 빠져나갔다. 5년 연속 KS 무대를 밟을지 장담하기 쉽지 않다. NC 역시 2013년부터 4년 연속 가을야구에 나섰지만 지난해는 아쉽게 포스트시즌에 소외됐다.
다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두산은 박세혁이라는 주전 못지 않은 백업 포수가 있다. 홈런-타점왕 김재환과 박건우, 허경민, 오재원 등 주전 야수들과 최강 외인 원투펀치도 건재하다. 새 외인 타자만 잘 적응한다면 여전히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NC 역시 양의지를 중심으로 마운드가 살아난다면 다시금 가을야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미 두 팀은 KS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2016년 두산과 NC가 정규리그 1, 2위를 차지하며 쟁패했다. 당시는 압도적 전력의 두산이 4승 무패로 KS 2연패를 이뤘고, 양의지가 MVP를 수상했다.
만약 올해 KS에서 두 팀이 재대결한다면 어떨까. 양의지는 "팀을 옮겨왔으니 당연히 팀을 옮겨서 NC에서 MVP를 받고록 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과연 양의지의 너무 기쁜 상상은 현실화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