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들 "당국이 소비자 보호 노력하지 않는다"

금융위 설문조사, 금융회사에 대해선 소비자 보호 기대 더 낮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금융소비자들은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지만 노력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는 9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갤럽은 지난해 10월 30일부터 8일간 전국의 만 10세에서 69세 사이 국민 219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누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43.5%가 금융당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변했으며 다음으로 소비자 본인(29.2%), 금융회사(23.9)를 꼽았다.

그러나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의 정도에 대해선 43.9%가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에 노력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소비자 보호 노력을 4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해달라는 문항에서 응답자들은 '정부' 2.6점, '금융회사' 2.3점을 줘 "금융회사는 소비자 보호와 관련해 중요하지도 노력하지도 않는다고 평가"한 것으로 금융위는 해석했다.


금융회사의 행태와 관련해 '직원들 태도는 친절하다'는 응답이 79.1%였지만, '금융회사는 사고나 피해 발생시 책임을 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3.2%를 기록하는 등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금융위는 분석했다.

금융회사의 광고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됐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60.7%였고, 그 이유로 '과장된 표현의 빈번한 사용'(46.5%), '중요한 내용은 작게 표시하고 빨리 말함'(22.6%), '부정적 정보를 숨긴다고 생각'(20.9%) 등을 들었다.

또 금융서비스나 상품을 이용하면서 만족하지 못했거나 불합리한 처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30.4%였고,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대해선 '신속하고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63.2%로 가장 많았다.

금융상품 선택을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선 '알기 쉬운 약관이나 상품 설명서'를 지목한 응답자가 66.4%로 가장 많았으며 약관이나 상품 설명서에 대해 '너무 어려워서 불편하다'는 응답이 88.6%에 달했다.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정보를 얻는 경로로는 '금융회사 방문, 상담'이 56.2%로 가장 많았고, 전체 응답자의 59.9%는 상품 선택시 정보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정보 획득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답했다.

금융위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일반 국민의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금융회사와 소비자 보호 인프라, 금융당국을 망라하는 종합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소비자보호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금융소비자호보법'이 빨리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올 1분기안에 금융소비자 보호 종합 방안과 금융교육 기본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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