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꽃길' 임대등록 혜택 여전…참여연대 "의무화 필수"

국토부 '관리 강화방안' 내놨지만 "임차인 권리보호 의지 의문…장기공제 등 축소해야"

정부가 '투기 꽃길' 논란을 빚어온 임대사업자 등록 제도에 대해 일부 보완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미흡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9일 발표한 '등록 임대주택 관리 강화방안'을 통해 의무임대기간 무단 처분시 최대 5천만원, 임대료를 5% 넘게 올리면 최대 3천만원의 과태료를 각각 부과하고 각종 세제 감면에서도 제외하기로 했다.


또 임차인이 쉽게 등록 임대주택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소유권 등기에 부기 등기하는 방안을 상반기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이날 곧바로 논평을 내어 "정부가 임차인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임대주택을 등록한 다주택자에게 주어진 과도한 세제혜택이 투기 수요를 부추겼다는 건 김현미 장관도 인정한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번에도 양도소득세 혜택 자체를 조정하지 않고 비과세 횟수와 기간을 제한하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들 다주택자가 단기 4년, 장기 8년의 임대의무기간이 끝나자마자 등록을 말소하고 양도세 감면 혜택을 통해 수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정부는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임대사업자에게 부과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50~70%) 혜택을 대폭 축소하고, 임대주택 등록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등록 임대주택은 늘었지만 세입자들의 주거안정성을 확보하는데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치"라며 "대다수 민간임대주택 임차인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2020년까지 민간임대주택 등록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는 정부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즉각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에 나서란 얘기다.

임차인 권리 보장을 위해 부기 등기를 추진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입법이 이뤄져야 하는 일이라 언제부터 시행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등록 당시 기존 임차인에게 등록 여부를 알려주는 방안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보호 방안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다주택자들은 과도한 세제 혜택을 본 반면, 세입자들은 본인이 살고 있는 집이 등록임대주택인 걸 몰라 제대로 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점이 노출됐다"며 "임차인들에게 권리를 안내하는 것부터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현행 민간임대주택특별법이 임대인을 중심으로 입법되면서 임차인들이 임대료 협상이나 임대의무기간, 분쟁조정위원회 등에서의 권리행사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참여연대는 또 "임대사업자 관련 업무에 올해 80명의 인력을 충원한다지만 고작 이 인력으로 136만 등록임대주택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지 분명치 않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현장에 담당자를 증원해서 배치하고 임대차 행정을 숙지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17년말만 해도 25만 9천명 수준이던 임대사업자는 지난해말 기준 40만 7천명에 달한다. 등록한 임대주택도 같은 기간 98만채에서 136만 2천여채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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