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공방전 끝에 2-3으로 고개를 떨궜다.
12년 만의 아시안컵 무대다. 베트남은 지난 2007년 대회 이후 아시아의 축구 축제에 나서지 못했다. 당시 베트남은 1승 1무 1패로 일본에 이어 B조 2위로 8강에 진출했지만 이라크에 패해 0-2로 패해 대회를 마감했다.
마지막 패배를 안겨줬던 이라크를 다시 만난 베트남.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베트남(100위)이 이라크(88위)에 밀리지만 지난해 12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을 거머쥐면서 기세가 오른 상황이라 승리까지 기대했다.
초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밀집 수비를 기반으로 역습을 노리는 전술로 이라크를 흔들었다. 행운도 따랐다. 전반 25분 역습 상황에서 베트남의 공격을 저지하려던 이라크 수비수 알리 파에즈와 골키퍼가 충돌하면서 자책골을 얻어냈다.
베트남은 전반 35분 모하나드 알리에 동점골을 내줬지만 7분 뒤 응우옌 콩 푸엉이 다시 앞서가는 득점을 만들며 전반을 2-1로 마쳤다.
하지만 이라크의 공격이 매서웠다. 후반 15분 교체로 들어온 후암 타레크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쇄도하며 베트남의 골망을 흔들어 경기는 2-2 원점이 됐다.
승점 1에 만족할 수 없는 양 팀의 경기는 이후 더욱 치열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그리고 마지막에서야 희비가 갈렸다. 웃은 쪽은 이라크다.
이라크는 후반 45분 베트남의 문전에서 귀중한 파울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알리 아드난이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골로 치열했던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공세를 혼신을 다해 막아내던 베트남은 마지막 프리킥을 막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베트남은 이날 패배로 18경기 동안 이어오던 A매치 무패 행진(9승 9무)도 마감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