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을지로 일대 상인과 장인, 예술가들이 모인 '청계천 을지로 보존연대'는 8일 청계천 관수교 사거리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 지역에 주상복합 아파트를 세운다는 계획이 담긴 서울시의 '세운 재정비 촉진지구' 재개발 사업을 비판했다.
용산참사 같은 재개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시작한 '세운상가 도시재생사업'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임대료가 올라 상인들이 밀려나는 현상을 막고 도시의 숨결을 살리겠다는 정책 기조에도 반한다"며 "서울시는 재개발을 중단하고 제대로 된 도시재생을 위해 일대를 제조산업 문화특구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운상가에 입주한 3D 프린터 제작업체 '아나츠'의 이동엽 대표도 "청계천 일대는 60년 경력의 장인들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우리 같은 스타트업 업체에는 천국 같은 곳"이라며 "역사·문화적 가치도 있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의 최첨단 미래 산업을 이끌 수도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상인단체 '맘 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맘상모)'의 공기 활동가는 "강제 철거와 개발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용산 참사를 겪고 난 뒤에도 한국 사회는 나아지지 않았다"며 "물론 개발보다 보존으로 가기는 어렵지만 꼭 필요하고 절박한 길이며, 수많은 상인이 만든 유무형의 가치는 자본으로 따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