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앞둔 한국당, '태극기' 눈치보기?…지만원·이순자에 침묵

한국당, 5·18 조사위원 선정 연기
지만원 '북한군 개입설'‧이순자 '민주주의 아버지' 발언 논란
당권주자 김진태 "지만원 조사위원으로 추천해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사찰·조작·위선정권 진상규명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 추천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27일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태극기 세력'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이순자 여사 망언과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해 온 극우논객 지만원 씨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 아버지'라고 주장한 이 여사 망언 직후 여야4당은 일제히 비판 논평을 냈지만 한국당만 침묵하고 있다. 또 지씨를 여전히 진상조사위원 추천 후보군에 올려둔 상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나 '내부 이견'을 이유로 진상조사위원 추천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당초 한국당은 지난 7일까지 진상조사위원 추천을 마무리하기로 했었다. 추천이 보류된 것은 후보군에 속한 지씨에 대한 추천 여부를 두고 당 안팎의 여론을 가늠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5‧18 북한군 개입설' 등으로 지난해 10월 1심 재판에서 5·18 기념재단 등에 95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지씨를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하기엔 여론의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다. 한편으론 지씨가 당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태극기 세력'과 가까운 점을 고려할 때, 쉽사리 내칠 순 없는 입장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같이 당 지도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지씨를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사찰·조작·위선정권 진상규명 연석회의'에 참석해 "원내대표께서 지만원 씨를 추천할지 고심 중에 있는 것 같은데, 꼭 추천해주기를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분(지만원)이 그렇게 이상한 분, 꼴통 아니다"라며 "이 분보다 더 5‧18에 대해 깊게 연구한 분은 없을 것이다. 이런 분이 들어가야 제대로 진상을 규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극기 세력'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김 의원은 다음달 전당대회 출마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당 지도부가 주최하는 회의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이같은 주장을 한 것은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당내 '극우' 표심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나 원내대표는 김 의원 발언에 대해 "당내 다양한 의견이 있고, 여러 의견을 고려하고 있다"며 "8분의 후보 리스트에 (지씨도) 있는데, 아직 부족한 분들이 있어서 추가 응모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에선 저에게 (지씨를) 왜 만나냐고 하는데 5‧18 진상조사법 4호에 보면, 북한군 개입 여부를 진상조사 범위로 명시하고 있다"며 "(협상) 당시 속기록에도 북한군 개입설에 대한 진상조사를 하게 돼 있고 그 분야에 있어서 가장 전문가라고 해서 (지씨가) 추천돼 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4일 나 원내대표는 지씨를 만나 진상조사위원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씨는 당시 나 원내대표가 자신이 진상조사위원으로 포함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며, 지난 5일 극우단체 집회 현장에서 나 원내대표를 향해 욕설 섞인 폭언을 쏟아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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