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그룹 출신으로 과거 보여줬던 강한 개혁 성향이 '2인자'로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업무와 잘 어우러질 수 있겠느냐는 우려와 달리 무난하게 직무를 마쳤다는 평가가 다수 나오고 있다.
'선글라스 군부대 시찰'로 인해 권위적인 비서실장이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4·27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국회에 출석해서도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업무와 정무 능력도 검증되기도 했다.
몸집이 커진 만큼 향후 거취도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동안은 쉬면서 다음 스텝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내에서는 임 실장이 우선 당으로 돌아와 내년에 있을 21대 총선을 준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다수 나오고 있다.
총선 출마지로는 서울 종로나 성동 등이 거론되고 있다.
종로는 정치1번지로 불리며 여야를 막론하고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맞붙었던 곳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도 모두 종로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현재 현역인 국회의장 출신 정세균 의원도 자유한국당 오세훈 전 의원을 이기고 당선됐다.
성동구는 임 실장이 16대와 17대에 국회의원을 지냈던 지역이다.
성동으로 출마를 한다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현역인 중구·성동구갑 보다는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지키고 있는 중구·성동구을 지역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의원 때와는 체급이 달라진 만큼 본인이 원하는 지역보다는 당이 필요로 하는 지역에 전략적으로 출마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86세대 출신 민주당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만한 몸집이 자신이 출마할 곳을 원하는 곳으로 정할 수 있겠느냐"며 "당에서 정해준 곳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 험지로 불리는 지역으로 전략 공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회의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 실장이 유명 지역구나 험지에서의 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차기 대권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현재로서는 이낙연 총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 유력주자들보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크게 낮은 상황이어서 한 번에 대선을 노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오는 개각에서 통일부 장관으로 입각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지만 총선 출마보다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정권 출범 후 20개월 동안 비서실장직을 수행하면서 쌓인 피로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연이어 상설 보직을 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측근 인사는 "많이 지친 상태여서 수개월, 길면 가을까지도 쉴 수 있다"며 "쉬면서 간헐적으로 대통령 특사나 특보로 활동할 수는 있겠지만 장관 등 내각에서의 임무를 맡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