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핵심에 '노영민'은 되고 '양정철'은 안되는 이유

3선 의원에 中대사 맡은 노영민, '靑비서관 유일' 양정철
양정철은 비선(秘線) 이미지 남아… "대통령도 부담" 분석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으로 낙점된 노영민 전 주중국대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같은 친문 핵심인데 왜 행보가 극명하게 엇갈렸을까.'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으로 낙점된 노영민 전 주중국대사의 화려한 귀환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린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행보와 자연스럽게 대조를 이뤄 눈길을 끈다.

노 전 대사는 꾸준히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거론된 인물이었긴 하지만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역시 하마평에 올랐었다.

양 전 비서관은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으로 불리는 '3철' 중 한 명이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해외 등 외곽으로 돌때도 늘 언론의 관심을 받아왔다.

사실 노 전 대사와 양 전 비서관은 모두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문 대통령과 격 없는 대화가 가능하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평가다.

때로는 문 대통령의 의견에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이번에 노 전 대사나 양 전 비서관 중 누가 청와대로 들어가도 '친문 체제의 강화'로 해석되기에 충분하다.

문 대통령과 임종석 전 비서실장 조합은 친문과 386 운동권의 화학적 결합으로 평가됐었다.

노 전 대사가 청와대로 입성한 반편 양 전 비서관은 바깥으로 돌고 있다. 양 전 비서관도 정권 창출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지만, 그는 노 전 대사와 달리 아무런 공직을 맡지 않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는 더 격차가 벌어진 모양새다.

그럼 무엇이 이렇게 두 사람의 운명을 갈랐을까.


노 전 대사와 양 전 비서관의 결정적인 차이는 공선(公線)과 비선(秘線)에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노 전 대사는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4강(强) 외교국' 중 하나인 중국의 대사를 맡았다.

반면 양 전 비서관은 2004년 청와대를 떠난 이후 공직을 맡은 적이 없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면서도 끊임없이 '비선'이란 꼬리표가 따라 붙는 이유가 크다.

문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해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의 전신) 대표를 맡을 당시에도 양 전 비서관에 대한 비선 논란이 당 안팎에서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양 전 비서관은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국내를 오랜기간 떠나 있는 상태다. 스스로 "(문 대통령 옆으로 가게 되면) 시스템을 깰 수가 있다"며 '양날의 칼'에 빗댄 바 있다.

양 비서관이 어떤 자리로 오더라도 '왕 (수석) 비서관'이라는 타이틀이 따라 붙지 않을수 없음을 본인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양 전 비서관보다 노 전 대사를 기용하는 게 정치적 부담이 덜 할수밖에 없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양 전 비서관은 본인이 진정성 있게 (문 대통령과의) 거리를 두고 있고 오해를 살만한 일도 안하고 있다"며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에서야 다시 모실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노 전 대사는 국회의원 시절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과 예산결산위원장, 지식경제위원(현 기획재정위원) 등을 거치면서 경제 분야에 전문성을 쌓고 국회와의 소통 등 정무적 판단도 높다는 측면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문재인 정부의 최대 과제가 경제 분야인 데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와의 협치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1기 청와대 비서진에 비해 확실히 친문 핵심 인물들이 많이 포함됐다"며 "내부 조직에 대한 장악력을 키우고 개혁 동력을 확보하면서 지지세력도 규합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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