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68% 내린 3만8천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 486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도 50억원어치를 팔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이 59조원, 영업이익이 10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의 15조1천500억원보다 28.7% 감소한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인 전분기(17조5천700억원)보다는 38.5%나 줄었다.
이는 또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13조3천800억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어닝 쇼크' 수준이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다.
증권사들은 실적 부진의 주요인인 반도체 업황 둔화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만4천원에서 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KB증권(4만8천원→4만5천원), 하이투자증권(4만8천원→4만6천원) 등도 목표주가를 낮췄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감익이 두드러진다. 주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전략적 판단에 따라 작년 4분기부터 투자와 메모리 구매를 연기 중이고 인텔 CPU 공급 부족으로 PC 수요도 부진하다"며 "반도체 업황 둔화는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부분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감소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주가는 3만원대 중반에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진단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감소세는 상반기까지 계속되겠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돌 가능성도 상존하는 등 이익 변동성이 커져 당분간 부진한 주가 흐름이 불가피하다"면서 "하지만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주주 환원 정책 등을 고려할 때 주가는 3만5천원 수준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주가는 밸류에이션 매력 등 긍정적 요인과 업황 둔화라는 부정적 요인의 영향으로 당분간 현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역사적 최저 수준의 주가순자산비율(P/B) 0.94배를 적용한 예상 저점은 3만4천500원으로 주가는 3만원대 중반에서 지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적 저점 시기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도현우 연구원은 "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되기 시작하는 시점은 올해 2분기로 본다"며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신규 설비투자를 줄여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재고가 원활히 소진되면 하반기 반도체 수급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공급보다 우위로 전환되는 시점이 요원하다"면서 "D램 수급 저점은 올해 4분기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도 하반기까지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