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허재-박지현' 농구 드래프트 추첨 대박의 역사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4.8% 확률 뚫고 1순위로 박지현 영입
숭의여고 박지현,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를 이끌 특급 유망주
KBL 대표 행운아는 허재…NBA에도 로터리 추첨 대박 사례 많아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사진 가운데)과 전주원 코치(사진 왼쪽) 등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인드래프트 지명권 추첨식 때 4.8%의 낮은 확률을 뚫고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하자 깜짝 놀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할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과정에서 '역대급' 유망주로 평가받는 박지현(숭의여고)을 눈여겨보지 않았다.

전 시즌 최종 순위의 역순으로 확률을 따지기 때문에 '디펜딩 챔피언'의 1순위 지명권 당첨 확률은 6개 구단 중 가장 낮은 4.8%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박지현을 선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우리은행은 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신입선수 선발 행사에서 4.8%의 확률을 뚫고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었다. 주저없이 박지현을 뽑았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과 박지현은 서로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라며 깜짝 놀랐다.


정해진 확률로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추첨하는 프로농구 리그에서는 이처럼 기적에 가까운 일이 종종 벌어진다.

2012년 KBL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지명권 추첨이 대표적이다.

전주 KCC가 1순위 지명권을 얻을 확률은 1.5%였다. 전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봄 농구에 초대받지 못한 4개 구단의 확률은 각각 23.5%로 높았다.

하지만 행운은 '농구 대통령' 허재 당시 KCC 감독의 몫이었다. 허재 전 감독은 2009년 귀화혼혈 선수 드래프트에서도 10개 구단에게 동등하게 주어진 10% 확률을 뚫고 전체 1순위를 확보, 전태풍을 지명한 바 있다.

미국프로농구(NBA)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구단들에게 그해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 확률을 부여한다. 확률의 크기는 성적에 반비례한다. 성적이 안 좋을수록 1순위 확보 가능성이 높아진다.

올랜도 매직은 199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당시 한국에서 '공룡 센터'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샤킬 오닐을 지명했다. 1992-1993시즌 성적은 41승41패로 당시 27개 구단 중 전체 17위. 1승 차이로 아깝게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올랜도가 199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잡을 확률은 1.52%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랜도는 2년 연속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하는 믿기 힘든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올랜도는 1순위로 지명한 크리스 웨버를 선수 한 명과 드래프트 지명권 3장을 받는 조건으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넘겼다. 그때 데려온 선수가 바로 페니 하더웨이다.

당시 올랜도는 '샤크'와 '페니'의 조화를 앞세워 래리 존슨과 알론조 모닝, 160cm 단신가드 먹시 보그스가 함께 뛰었던 샬럿 호네츠와 더불어 포스트 마이클 조던 시대를 이끌어 갈 인기 구단으로 명성을 누렸다.

조던의 은퇴 이후 주춤하던 프렌차이즈 시카고 불스는 2008년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1.70%의 낮은 확률을 뚫고 1순위 지명권을 차지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해 영입한 데릭 로즈는 2011년 역대 최연소 정규리그 MVP가 됐다.

행운이 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는 2007년 5.30%의 확률로 1순위 지명권을 확보했고 최정상급 센터 계보를 이어나갈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그렉 오든을 데려왔다. 하지만 오든은 끊임없는 부상 때문에 NBA에서 총 105경기 출전에 그쳤고 2014년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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