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는 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천금 같은 득점으로 한국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황의조는 이날 4-2-3-1 전술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현재 대표팀에서 득점을 책임질만한 가장 확실한 카드다.
황의조는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9골을 몰아치는 활약으로 득점왕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소속팀에서도 매서운 발끝을 자랑하며 감바 오사카가 강등권을 탈출하는데 주축 역할을 해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체재에서도 3골을 넣은 황의조다.
지난 1일 대회를 앞두고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경기 감각을 조율한 황의조. 이날 필리핀과 경기에서는 더욱 활발한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필리핀이 밀집 수비로 나선 가운데 황의조가 위치를 옮겨가며 빈틈 만들기에 나섰다. 완벽한 찬스를 만들지 못하던 한국의 공격은 황의조의 슛과 함께 더욱 달아올랐다.
황의조는 전반 39분 이용의 패스를 받아 수비 두 명을 등지고 깔끔한 턴 동작 이후 유효 슈팅을 만들었다. 2분 후에는 정우영의 패스를 낮고 빠른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상황. 더 조급한 쪽은 분명 한국이었다. 필리핀은 밀집 수비를 이어가면서 조급해하는 한국의 뒷공간을 노렸다.
이러한 분위기를 바꾼 것은 황의조의 발끝이었다. 황의조는 후반 22분 교체로 들어온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측면 돌파 후 내준 공을 한 차례 트래핑 후 환상적인 터닝슛으로 연결해 필리핀의 골망을 흔들었다.
패스도 좋았지만 각도가 별로 없는 지역에서 몸을 틀어 득점까지 만들어낸 황의조의 해결사 본능이 돋보인 순간이다.
황의조는 후반 23분에도 날카로운 헤딩을 선보였지만 아쉽게 골대를 넘어갔다. 후반 35분에는 이청용의 스루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노렸다. 그러나 발을 떠난 공은 옆 그물을 때렸다.
사실상 대량 득점을 기대해볼 만한 경기에서 진땀승을 거둔 한국. 황의조가 없었다면 끔찍한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