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법 체계 '무시'하는 전두환에 민심 '부글부글'

규탄 성명 잇따라

5.18단체 등이 7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는 전두환씨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광주CBS 조시영 기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7) 씨가 또 다시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광주 지역 사회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7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전두환 씨의 재판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은 재판에 성실히 임하라"고 요구했다.

전 씨는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 2018년 5월 재판에 넘겨졌지만 그동안 다양한 이유를 들며 출석하지 않아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전 씨는 이날도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의 변호인만 자리를 지켰다.

법원은 결국 다음 재판을 오는 3월 11일 오후 2시 30분으로 연기한 뒤 구인장을 발부했다.

5월 단체는 "전두환은 광주시민을 학살한 것만이 아니라 5·18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던 수 많은 젊은이들을 감옥에 가두는 등 1980년대를 독재와 암흑으로 만든 것에 대해서도 역사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월 단체는 이어 "전두환은 재판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며 "이제 한 생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5월 단체는 "재판부 또한 재판 출석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전두환을 강제 구인해 재판이 신속히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며 "더 이상 전두환에게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두환 회고록과 관련된 민·형사 소송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정호 변호사는 "전 씨의 태도에 비춰보면 진정성 있게 재판에 임할 태도가 없다는 사법부 시각을 반영해 강제 소환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본다"며 "원칙이 지켜지기 바란다"고 밝혔다.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도 "이번에는 무슨 핑계로 재판에 안 나올까 했는데 감기였다"며 "비겁하게 도망 다니지 말고 광주 법정에 서서 진위를 가려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신부는 이어 "광주 법정에서 당신과 조비오 신부 중 누가 파렴치한인지, 누가 사탄인지 가려보자"고 덧붙였다.

광주·전남 한반도포럼도 이날 성명을 내고 "5·18 민주시민은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줄곧 요구해 왔다"며 "전두환의 거짓 발언과 행위들을 철저히 조사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지역 정치권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는 전 씨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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