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왜 유시민에게 "정치하지 말라"고 했나

柳 "盧의 '정치하지 말라' 발언, 내가 정치 부적합해서 한 것 아냐"
"盧 정치 힘들고 책임 커…정치로만 세상 더 나아지는 것 아니라고 조언해"
"정치 3년 더 했는데 조언 들을 걸 후회…가족 힘들게 할 정치 안 할 것"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故 노무현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을 향해 "정치하지 말라"고 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유 이사장은 7일 공개된 노무현재단의 유튜브 방송 '고칠레오'를 통해 자신의 정계복귀 가능성을 일축하는 과정에서 2009년 당시 노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SNS에 노 전 대통령이 저 보고 '정치하지 말고 글을 써라'라고 말씀하셨다는 것을 두고 어떤 분들은 제가 정치에 부적합하기 때문에 그것을 아시고 '할 일을 점지해주셨다'고 해석하는 분들도 있다"고 항간에 떠도는 내용을 소개한 후 "(그러나)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당시의 (본인의) 상황이 너무 한스러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정치는 보통 사람들이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본 목적인데 그 일을 하기 위해 나의 행복을 어떻게 했는지, 세상을 바꿨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물을 가르고 온 것 같더라'"며 퇴임 후 자신의 지난 삶에 적지 않은 아쉬움을 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라는 것이 너무 힘들고, 따르는 책임도 너무 무겁고, 좋은 마음으로 한다고 해서 늘 인정받는 것도 아니고, 삶의 행복이 오로지 거기 있는 것만도 아니고, 세상을 더 낫게 만들어가는 것이 정치를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자네는 정치하지 말고 글 쓰고, 강연하고 그러는 게 낫겠다"고 권유했다.

이에 유 이사장이 "그러면 정치는 누가 하느냐"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은 "정치는 정치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사람이 하면 된다. 자네는 다른 것을 할 수 있다"고 거듭 당부했다.

유 이사장은 "그럼에도 정치를 3년 정도 더 했는데 대통령 말씀을 들을 것을 괜히 (정치를) 했다"며 "잘 되지도 않았고, 사람들이 인정을 해준 것도 아니었고, 내가 행복하지도 않았는데 그 때 말씀을 들을 것을 후회했다"고 토로했다.

유 이사장은 앞서 사회자가 한 대권 도전과 정계 복귀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치를 다시 시작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 나뿐 아니라 가족들이 모두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을(乙)이 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이) 안 되고 싶다. 선거에 나가기도 싫다"고 잘라 말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권유로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후 계속해서 정계복귀설에 휘말렸다.

최근에는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이름이 올라 출마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본인은 일관되게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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