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날 오후 "막판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파업 일정대로 진행한다"며 "내일 파업은 1차 경고성 파업인 만큼, 이후 투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밤 9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열고, 8일 오전 9시 총파업을 선포한다. '8일 파업은 1차파업'이라고 강조해온 노조는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2차 파업에 나서고, 순차적으로 5차 파업까지 계획 중이다. 집단휴가를 비롯한 준법투쟁도 염두에 두고 있다.
국민은행 일각에서 "직원들이 경영진 설득에 많이 돌아서는 분위기"라며 파업 강도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상급 단체인 전국금융산업노조가 국민은행 노조에 연대하고 나서 파장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산업노조는 이날 허권 위원장 명의의 성명에서 "국민은행 노조의 총파업은 정당하다"며 "오늘의 파국은 (국민은행 노조의) 분노를 단순한 성과급 투쟁으로 폄하하고 오판한 사측으로부터 비롯됐으며, 책임은 전적으로 사측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에도 김남일 부행장 등이 파업자제 사내방송을 했고, 4일에는 김 부행장 등 경영진 54명이 '파업으로 영업공백이 발생할 경우 사임한다'며 일괄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사측은 총파업 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플랜을 수립하고 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파업 중에도 전 영업점을 정상 운영하되, 일부 정상 운영이 어려운 경우 지역별 거점점포를 500곳 안팎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본부인력의 영업점 파견, 파업 미참여자의 조기 출근 등도 독려될 전망이다.
KB스타뱅킹, 인터넷뱅킹, 리브 등 비대면 채널은 파업에 상관없이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전국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정상적으로 운영해 오프라인 채널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다만 고객을 비대면 채널로 유도하더라도 대출상담 등 대면거래가 필수적인 업무에서는 고객 불편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사는 그동안 성과급에서 노조 300% 대 사측 200%로, 임금피크 진입연령에서는 노조 일괄 1년유예 대 사측 직급에 따른 차별적용 등 이견을 보여왔다. 페이밴드를 놓고도 노조의 전면폐지 대 사측의 확대로 입장이 갈렸다.
노사는 지난 2일 시무식 이후 양측 지도부 교섭을 실시한 데 이어 매일 마라톤협상을 지속해 일부 쟁점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으나, 최종 타결까지는 결국 이르지 못했다.
이번 파업으로 국민은행은 주택은행과의 통합 때 벌어졌던 2000년말 파업에 이어 19년만에 다시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