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초월회' 모임을 가졌다.
지난해부터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 중인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정의당 등 야(野) 3당 대표들은 이날도 연동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손 대표는 "국회의원 한 사람을 늘리는 것도 반대한다는 것은 연동형비례대표제 합의 자체를 부정·거부하는 것"이라며 "이해찬 대표와 김 위원장은 민주주의를 위해 더 큰 결단을 내리라"고 말했다.
특히 정 대표는 "'연동형' 이라는 세 글자만 들어가면 되지 의석을 늘리고 안 늘리고는 부수적인 문제"라며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내 신념과 철학이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동영상 녹화한 것이 있지 않으시냐"고 압박에 나섰다.
이에 당황한 문 의장은 발언 순서를 가로채면서 "현장에 있던 사람으로 바로 잡을 일이 있다"며 "선거제도가 고쳐져야 한다는 것은 그 분(문 대통령)의 소신이고 득표율이 의석수로 분배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하면서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조하는 선거제도 개혁에 변함이 없었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그러자 정 대표는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분배, 그게 연동형이지 않냐"고 따졌고 문 의장은 "연동형이라는 말은 안 하셨다"며 설전을 펼쳤다.
다시 정 대표가 "녹화 테이프가 있느냐.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공개를 하면 좋겠다"고 강하게 요구하자 문 의장은 "그건 다른 얘기이지 않느냐. 5당이 할 일"이라고 일축에 나섰다.
문 의장은 이정미 대표와도 국회 특수활동비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정미 대표는 "선거제도를 바꾸지 못하면 국회가 너무 부끄러우니까 마음을 내려놓고 단식에 임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문 의장께서 큰 역할을 해줬다"면서도 "합의가 있었기에 밥을 먹을 수 있게 됐지만 초월회 모임 때 거대 양당 대표들은 한 번도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질타에 나섰다.
이어 "정의당은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국회 특활비가 250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아는데 5당체제가 들어선 후 국민들께서 줄기차게 요구한 특활비를 폐지했다"며 "연동형으로 다당제가 안정화되면 국민들에게 이익을 주는 일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문 의장은 "특활비가 250억원이라고 하는데 1년에 65억원이고 (제 임기가) 7월에 시작됐으니 그마저도 1년이 안 됐다"며 "내가 반납한 것만 37억원이니 주어진 것은 30여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이정미 대표가 "예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문 의장은 "공개적으로 (얘기를) 할 대 자기 당 얘기만 하게 돼 있는 구조이다 보니 (모임 명칭과 달리) 초월이 안 되는 것 같다"며 "덕담으로 분위기를 잡으려 했는데 이렇게 되면 앞으로 (초월회 모임을) 공개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겠다"고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가 보고한 권고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여야 5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국회의원 정수 20% 확대 △선거연령 18세로 인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문위 권고안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한국당은 의원정수를 늘리는데 반대한다"고 말했고 이해찬 대표도 정수 확대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 대표는 "저희(야 3당)은 기본적으로 자문단 안에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적극 수용의사를 밝혔다.
한편 문 의장은 오는 29일 여야 5당 대표와 5부 요인, 7개 종교단체 대표, 노사단체, 소회계층 대표자 등을 초청하는 국악·관현악단 음악회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지난 주 취임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미 의회 관계자 방문을 위한 초월회의 방미 일정도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