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바른미래…한국 전대‧4월 선거 사이 무슨일이?

최근 원내‧외 이탈 움직임, 재‧보궐 성과 못 내면 ‘급가속’
안철수‧유승민 침묵 속 한국당 전당대회 ‘첫 고비’

1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2019 바른미래당 신년인사회에서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등이 새해 메시지가 담긴 돼지 인형을 받아들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해가 바뀌고 올해 4‧3 재‧보궐선거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바른미래당의 앞날을 놓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선거를 치르려면 공천을 해야 하는데, 마땅히 내세울 후보가 없는 실정이 당면한 걸림돌이다. 이 와중에 당 소속 국회의원과 원외 인사들의 탈당이 이어지면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현재 주요 이탈 세력은 과거 새누리당 탈당파 및 바른정당 계열 인사들이다. 이들은 자유한국당이 지난 인적 쇄신을 통해 지역구 책임자를 비우자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한국당 입당을 신청했다.

첫 테이프는 이학재 의원이 끊었다. 그는 지난달 18일 "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며 탈당과 복당을 선언했다. 이후엔 원외인사들의 탈당 행렬이 줄을 이었다. 김제식‧류성걸 전 의원, 이지현‧박종진 등이 뒤를 이어 탈당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유승민 전 대표와 가깝고, 상당수는 한국당의 주인이 빈 지역구를 찾아 이동했다. 류 전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 전 낙천한 뒤 유 전 대표와 무소속 연대로 출마했던 인사다. 김 전 의원도 유 전 대표가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임 당시 원내부대표단에 이름을 올렸던 측근이다.

박종진 앵커의 경우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송파을 재선거 당시 손학규 현 대표의 출마를 막고 공천한 인사이다. 하나 같이 유 전 대표의 당내 입지를 좁아지게 하고 있다.

옛 국민의당 출신 쪽에서 추천한 인사가 탈당한 사례도 있다. 바른미래당 창당 후 인재영입 1호였던 신용한 전 충북지사 후보가 그렇다. 지난 2일에는 전 청주시의원 2명이 탈당해 한국당 입당을 신청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탈당 행렬에 "개별 움직임일 뿐이다"고 일축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 1일 단배식에서 "일부 당원과 의원의 이탈이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당이 안정돼 있는 형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이탈을 막을 만한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 고심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손 대표로선 의석수를 늘릴 수 있는 계기로 선거제도 개편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모든 것을 거는 분위기다. 당 싱크탱크인 바른미래연구원은 오는 8일 '사회변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를 열고, 이후 연속토론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하지만 선거제도 개편에 열중하는 손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 재선 의원은 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의 가장 큰 실책은 선거제도 개편과 지난 연말 예산안 처리를 연계했던 것"이라며 "손 대표가 단식을 했다가 푸는 등 민주당과의 협상에 나서면서 예산안 자체의 문제점이 가려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치원 3법이나 김용균법 등 민생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지도부가 선거제도 개편에만 열을 올리면서 당의 존재감이 갈수록 작아진다는 불만이 깔려 있다.

추가 탈당 사태의 고비는 한국당 전당대회가 예정된 오는 2월 27일부터 재‧보궐 선거가 실시되는 4월 3일 사이에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 전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비박계 및 탈당파 인사가 당권을 잡을 경우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계열은 상당수 이학재 의원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보수 통합' 시도가 바른미래당을 흔들 수 있다는 얘기다.

경남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등 최소 2곳 이상 치러지는 재보선에 실효적인 공천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손 대표 측에선 각 지역구에 내보낼 인사들이 준비돼 있다는 입장이지만, 파괴력이 떨어지는 인사들이라 지난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처럼 안철수 전 의원을 차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상황이 계속 어려워지고 있지만, 당의 대주주 격인 안철수 전 의원, 유승민 전 대표 등은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지 않은 채 여전히 뒤로 물러나 있는 형국이다.

안 전 의원의 측근 인사는 통화에서 경남 창원 차출설에 대해 "정치적인 단견에 불과하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유 전 대표 역시 지난해 말 대학 강연에서 "당이 가는 길이 개혁보수의 방향과 안 맞아 괴롭다"며 지도부를 비판한 뒤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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