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공연장 중 공연 시작 시각을 30분 앞당기는 첫 사례라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6일 예술의전당에 따르면 올해 콘서트홀 대관규약에는 "일정 변경 신청을 통해 평일 공연 시작을 오후 7시 30분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오후 8시 시작이 원칙이지만, 오후 7시 30분 시작도 가능하다는 조항을 둠으로써 시작 시각에 유연성을 둔 것이다.
예술의전당은 지난 2004년부터 '공연 시작은 오후 8시'란 내용의 대관규약을 고수했다. 15년 만의 대관규약 손질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직장인 퇴근 시간이 앞당겨진 것을 반영한 조치다.
내년부터는 아예 공연 시작 시각 원칙을 오후 7시 30분으로 변경한다.
공연 성격 및 기획사 판단으로 오후 8시 공연이 필요한 경우 일정 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
예술의전당은 작년 관객 및 기획사들 의견을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예술의전당이 작년 1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관객 644명을 대상으로 '원하는 클래식 공연 시작 희망 시간' 설문 조사를 한 결과 '7시 30분'을 선택한 응답자가 50%로 가장 많았다.
기존 '8시'를 택한 응답자가 42%, 기타 의견이 8%로 집계됐다.
다만 당분간 관객들이 체감하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클래식 공연 특성상 올해 대관 공연들은 대부분 작년에 계약이 마무리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획사들이 사실상 오후 7시 30분과 오후 8시 중 시작 시각을 택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기존 오후 8시 시작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한 클래식 기획사 관계자는 "30분을 앞당겨 시작할 경우 일부 관객은 저녁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이점을 누리겠지만, 어떤 관객은 아예 공연 관람 자체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현재도 협의를 거쳐 공연 시작 시각을 바꿀 수 있긴 하다"며 "이번 대관규약 손질은 달라진 사회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