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8일 이라크와 조별예선 1차전을 시작으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시작한다.
이라크를 비롯해 ‘아시아 최강’ 이란, ‘복병’ 예멘과 함께 D조에 배정된 베트남은 12일 이란, 16일 예멘을 차례로 상대한다.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동시에 잡은 박항서 감독은 이후 출전하는 대회마다 새로운 역사를 썼다.
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의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이끈 것을 시작으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사상 첫 4강까지 올려놓았다. 이 두 대회를 통해 베트남의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은 자신이 부임한 이유였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의 우승을 이끌며 정점을 찍었다.
2018년 한 해 동안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새로운 역사 그 자체였다. 하지만 2019년은 조금 다른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가 진짜 시험대에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베트남에 이번 아시안컵은 진짜 승부가 될 것”이라며 “2018년에는 연령별 대회이거나 지역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아시안컵은 아시아 최고의 국가가 모여 경기한다. “그동안의 대회가 몸풀기의 느낌이라면 이번 대회는 베트남 축구의 현주소를 제대로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그래서 박항서 감독에게도 상당히 중요한 대회”라고 전망했다.
아시안컵 역사상 베트남의 최고 성적은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의 4위로 역사에 남아있다. 하지만 당시 대회 참가국은 4개국뿐이라 사실상 최하위나 다름없다. 점차 대회의 규모가 커지며 거둔 최고 성적은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4개국이 공동 개최했던 2007년 대회의 8강이다.
본선 참가국이 24개국으로 늘어난 첫 대회인 2019년 대회에서는 조 3위도 16강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베트남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앞선 대회보다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승 후보’ 이란과 ‘서아시아 강호’ 이라크는 베트남보다 객관적인 기량에서 앞서는 만큼 박항서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A매치 패배를 경험할 가능성도 크다.
패배는 어쩔 수 없지만 만원 관중의 응원에 힘입은 홈 어드밴티지가 컸던 2007년 대회의 8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는 베트남이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베트남이 속한 D조는 쉬운 조는 아니다. 하지만 워낙 기세가 좋아서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이다. 1년 동안 하나의 팀처럼 계속 뛰었던 팀이라 조직력도 좋아서 무기력한 경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16강 진출은 일차적인 성공이 되겠지만 베트남의 최종 목표는 월드컵이다. 아시안컵에서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