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출정, 한국 축구 59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

1960년 이후 첫 ‘아시아 챔피언’ 겨냥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축구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자리를 꿰찬 황의조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함께 59년 묵은 한국 축구의 '아시아 챔피언' 도전의 아픈 역사를 씻을 적임자로 꼽힌다.(노컷뉴스DB)
63년의 역사를 가진 아시안컵. 한국은 무려 59년 만의 ‘아시아 챔피언’을 노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하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해 우승에 도전한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 축구는 1956년 창설된 아시안컵에서 두 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에서 연거푸 우승하며 아시아 축구의 강호 입지를 다진 한국은 이후 네 번이나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세 번째 우승 트로피는 들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네 차례 우승한 일본에 최다 우승국의 영광을 넘겨줬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도 나란히 3차례씩 우승하며 한국을 뛰어넘었다. 한국은 1972년과 1980년, 1988년, 2015년까지 최다 준우승 기록의 아픈 역사를 기록 중이다.

한국 축구는 다시 한번 ‘아시아 챔피언’에 도전한다. 2018 러시아월드컵의 부진을 빠르게 씻는 데 큰 도움을 준 포르투갈 출신 벤투 감독 체제로 무려 반세기도 더 넘은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비원을 풀기 위한 장도에 올랐다.

벤투 감독 부임 후 한국 축구는 칠레와 우루과이 등을 상대한 7차례 평가전에서 3승4무로 패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독일을 2대0으로 꺾는 파란까지 더하면 반년이 넘는 기간에 8경기에서 패배를 잊은 한국 축구다.

덕분에 2019 AFC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우승 기대감이 커졌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 부임하며 자신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겠다는 분명한 목표까지 제시했다.

1956년 제1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뒤 경무대(현 청와대)를 찾은 축구대표팀의 모습.(사진=대한축구협회)
단순히 59년 만의 우승이 헛된 목표는 아니다. 박지성과 이영표 등 베테랑에 구자철, 지동원 등 당시 기대를 모았던 신예가 더해져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됐던 2011년 대회 참가 선수 구성보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벤투호’의 전력이 더 낫다는 평가도 나오는 만큼 오래 묵은 갈증을 해소할 절호의 기회다.

공격진은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이끌고 중원은 기성용(뉴캐슬)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보훔),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이 지킨다. 수비에는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김민재(전북)가 중앙에 버티고 이용(전북), 홍철(수원) 등 경험 많은 베테랑이 안정감을 더한다. 골문에서도 김승규(비셀 고베)와 조현우(대구)의 치열한 주전 경쟁이 현재 진행형이다.

여기에 황인범(대전)과 나상호(광주), 김문환(부산) 등 쟁쟁한 신예까지 가세해 대표팀의 활기를 더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필리핀(7일 밤 10시30분), 키르기스스탄(12일 오전 1시), 중국(16일 밤 10시30분)과 함께 조별예선 C조에서 경기한다.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24개국이 출전하는 만큼 조 3위까지도 16강 진출의 기회가 있지만 우승 도전을 위해서는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것이 필수다.

조 1위로 16강에 오를 경우 A조와 B조, F조의 3위 가운데 한 팀을 만나 8강 진출이 한결 수월해진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E조 1위-D조 2위의 승자와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된다. 이 흐름이라면 유력한 우승 경쟁 상대인 이란과 일본, 호주를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8강에 가는 경우 4강 문턱에서 ‘난적’ 이란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1996년부터 2011년까지 5회 연속 8강서 만나 3승2패로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는 점에서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길이 59년 만의 우승 도전을 성공리에 끝낼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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