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잠적' 신재민 전 사무관, 모텔서 걸어나와 병원행(종합)

반나절 만에 발견…도보로 나와 차에 탑승
고파스에 유서 추정글 "죽음으로라도…"
경찰, 당사자 생존했으니 추가 조사 없어

3일 오후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기고 잠적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자택에 경찰 과학수사대가 들어가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청와대가 적자국채 발행을 압박했다는 등의 주장을 이어가던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 반나절 만에 발견됐다.

3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신씨는 이날 오후 12시 40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 모텔의 방 안에서 발견돼 인근 보라매병원으로 옮겨졌다.

신체 일부에서 찰과상이 발견됐지만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함께 모텔에서 나올 때도 들것에 실리지 않고 도보로 이동해 대기하고 있던 차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신씨는 이날 오전 7시쯤 대학 친구 A씨에게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라는 내용의 예약문자를 남기고 잠적했다.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관악구 대학동 소재 신씨가 살던 고시원을 찾아 유서 형식의 글과 메시지 전송에 쓰인 휴대전화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후 주거지 일대를 수색하고 주변 CCTV를 살피는 한편, 인터넷 게시물 작성 IP 등을 추적해 모텔에 있던 신씨를 찾아냈다.

이런 가운데 신씨가 즐겨 쓰던 모교 고려대 커뮤니티 사이트 '고파스'에는 그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형식의 글이 게시돼 있다.

'마지막 글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의 작성자는 '신재민2'로, 전날 오후 신씨가 긴급 기자회견 일정을 공지했던 아이디와 일치했다.

작성자는 "죽음으로라도 진심을 인정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진정성이 의심받는 게 싫어서 이 글을 올린다"고 썼다.

이어 "박근혜·이명박 정부였다 하더라도 당연히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더 긴 유서는 제 신림 집에 있다. 모텔에서 쓴 이 유서도 어떻게든 공개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고파스에 올라온 글이 집에서 발견된 유서와 비슷한 내용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당사자가 살아있는 만큼 이후 추가 조사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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