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화 돋울수록 시청률 오르는 백종원의 골목식당

청파동 피자집 황당한 시식 평가에도 9.5% 시청률 기록

2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자기 잘못으로 불어버린 면에 대한 불만이 나오자, 그냥 남기라고 하는 피자집 사장의 모습이 나왔다. (사진='골목식당' 캡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시청률이 또 올랐다. 시청자들의 짜증과 분노를 유발하는 '답 없는' 출연자들이 등장할수록 시청률은 오히려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청률 집계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일 방송된 '백종원의 골목식당' 47회 시청률은 9.5%(전국 가구 기준)였다. 전주 대비 0.1%P 오른 것으로, 지금까지 나온 시청률 중 최고치다.

이날 방송분에서는 장사의 기본을 갖추지 않은 데다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들으려 하지 않아 첫 등장에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던 청파동 피자집 사장의 시식단 평가 도전기가 나왔다.

피자집 사장은 시식단에게 새로운 메뉴를 선보여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야 했지만, 메뉴 만드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린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시간이 없으면 다음 기회에 오라고 했다.


시식단도 엄연한 손님인데 아직 정식으로 파는 메뉴가 아니라 메뉴판이 없다는 소리를 하는가 하면, 시식단의 메뉴 질문에도 답이 없었다.

백종원의 솔루션은 맛있고 빠른 메뉴 2가지를 준비하라는 것이었지만, 피자집 사장은 요리법을 완벽히 숙지하지 못해 계속해서 요리법을 확인했고 요리 시간도 1시간 넘게 걸린다고 시식단에게 말했다.

백종원은 이를 보고 회전율 높은 메뉴를 골라 이전보다 빨라진 손으로 장사해 보자는 의미로 시식단 평가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자집 사장은 계속해서 '시식'을 강조한 후 먹어본 다음에 좋게 평가하면 된다고 드러내놓고 말했고, 본인이 요리하는데 덥다고 손님은 생각하지 않고 난방을 꺼 버렸다.

고객의 편의와는 무관하게 젓가락을 주지 않았고, 나온 요리는 그마저도 실패해 국물이 없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게다가 면이 너무 떡져 있어서 먹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자 펴 드릴 수 없으니 남기라고 해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골목식당'은 장사가 잘 안되는 가게의 문제점을 찾아내 리모델링하고, 나아가 죽어가는 골목을 살리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사진='골목식당' 홈페이지 캡처)
'골목식당'은 장사가 잘 안되는 가게의 문제점을 찾아내 리모델링하고, 나아가 죽어가는 골목을 살리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장사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요령이 부족한 사람들과 백종원이 함께 해결책을 고민해 매출을 높인다는 것이 본래 방향성이다.

그러나 점점 장사 수완과 태도 면에서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문제적 인물이 혹독한 과정을 겪고 개과천선하는 류의 이야기로 흐르는 추세다.

'골목식당'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 최근에는 시청률도 10%에 가까워질 만큼 높아졌으나, 시청률이 낮았을 때도 방송에 나온 가게들은 큰 관심을 받으며 손님 수가 급격히 늘었다. '골목식당'에 나온 가게에 가기 위해 전날 밤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방송을 통해 화제성과 인지도가 오른 만큼 가게 매출도 급상승하니, 백종원의 솔루션만 받아보겠다는 마음으로 출연하는 사람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노력하는데 안 되는, 진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곳으로 다시 골라 달라. 연 지 얼마 안 된 가게 홍보밖에 안 되는 피자집, 고로케집은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기회를 못 잡는 선량한 가게들에겐 대못 박는 가게들", "골목식당 제작진도 반성해야 한다. 처음 취지에서 너무 벗어나고 있다", "단지 시청률을 위해 시청자의 정신건강을 담보했다면 제작진은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피자집이나 고로케집은 방송 나와서 소문나고 적당히 레시피 받아 챙기려는 듯" 등 시청자들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분노와 짜증을 자극하는 출연자가 나올수록 시청률이 오르는 것이 '골목식당'의 아이러니다. 제작진이 이를 극복할 것인지 아니면 이 흐름에 더 적극적으로 편승할 것인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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