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틈도 없이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 돌입했다. 박지수는 2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홈 경기로 올 시즌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박지수는 양 팀 최다인 13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고 알토란 14점으로 65 대 62 연장 승리를 이끌었다.
덕분에 KB는 13승5패, 2위로 올스타전 휴식기를 맞게 됐다. 1위 아산 우리은행(15승3패)과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경기 후 박지수는 전반기를 마친 소감에 대해 "1, 2년 차 때는 정말 시간이 너무 안 간다고 느낄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그러나 올 시즌은 벌써 전반기가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며 프로 3년 차의 여유를 드러냈다. 이제 신인의 티를 벗고 어느덧 팀과 WKBL의 간판 스타로 자리매김한 박지수다.
박지수는 데뷔 전부터 초고교급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2016-2017시즌 프로 무대를 밟은 박지수는 부상으로 비록 22경기만 뛰었지만 10.4점 10.3리바운드 2.8도움 2.2블록슛으로 팀을 플레이오프(PO)에 올리며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2년 차 때는 35경기 전 경기를 소화했고, 평균 출전 시간이 35분을 넘을 만큼 팀 주축으로 성장했다. 14.2점 12.9리바운드 3.3도움 2.5블록슛 등 MVP급 기록으로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았다.
이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은메달에 힘을 보탰다. 프로 3번째 시즌을 맞는 박지수는 빡빡한 일정에도 팀의 선두 경쟁을 이끌고 있다. 올 시즌 박지수는 18경기 평균 34분37초를 뛰며 12.6점 12.7리바운드 3.7도움 2.2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이런 박지수도 고민이 없지 않다. 쉴틈없이 이어지는 일정에 따른 몸의 피로감도 있지만 마음의 부담이 더 크다. 프로 3년 차에 WNBA까지 경험한 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기대감이 크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마음이 무겁다.
박지수는 "시즌 전 그래도 정신적으로 성숙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부족한 모습에 많은 분들이 실망한 것 같다"고 자책했다. 올 시즌 박지수는 리바운드와 블록슛 전체 1위에 팀 공헌도도 단연 1위지만 득점 등 지난 시즌보다 수치가 살짝 줄었다. 실책도 데뷔 후 가장 많은 3.11개를 기록 중이다.
사실 KB는 시즌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더욱 성장한 박지수 때문이다. 통합 6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과 치열한 1위 경쟁도 펼쳤다. 그러나 지난달 중하위권 팀들에 충격의 3연패를 당하면서 휘청거렸다. 팀 간판으로서 박지수의 고민이 깊었던 이유다.
최장신 타이틀이 굴레가 되기도 한다. 박지수는 "큰 키는 물론 농구에서 장점"이라면서도 "하지만 힘든 점도 있다"고 말한다. "올 시즌 2쿼터는 국내 선수만 뛰는데 여간 수비가 어려운 게 아니다"면서 박지수는 "앞에서 여기저기 뛰어다니기 때문에 따라다니느라 지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특유의 쾌활한 성격답게 반등을 다짐했다. 올스타 휴식기를 계기로 달라질 것이라는 각오다. 박지수는 "이전 시즌도 휴식기 이후 더 좋아졌다"면서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지만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점으로 좀 쉬면서 더 영리하게 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강 우리은행을 넘겠다는 설욕의 다짐도 잊지 않았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박지수와 KB는 우리은행에 속절없는 3연패를 안았다. 올 시즌 정규리그는 2승2패. 박지수는 "최근 두 번 우리은행을 이겼지만 1, 2점 차 승부였다"면서 "2라운드(6점 차 패배)처럼 우리은행에 큰 점수 차로 패배를 갚아보고 싶다"고 이를 앙다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