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전두환은 학살자, 국립묘지 안장 안돼"

'이희호' 리본 단, 난까지 소품으로..
7일 광주재판 앞두고 동정심 호소전략
출두 안하면? 강제구인해 치매 확인
현충원 안장은 호국영령 모독하는 짓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설훈(민주당 의원)

2019년 새해 벽두부터 전두환 씨의 부인 이순자 씨의 망언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 전두환 씨 재판을 앞두고 있는데 이순자 씨가 한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를 한 겁니다. 40여 분간의 인터뷰였는데요. 일단 그 가운데 일부 발언. 이순자 씨의 인터뷰 내용 들어보시죠.

[이순자 /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단임을 이루어 그 덕분에 지금 대통령들이 5년만 되면 착착. 더 있으려고 생각을 못 하잖아요.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예요.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해요.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이렇게 하고. 직선제 해야 민주주의라고 그래서 직선제 해 주니까 6.10 항쟁...]

◇ 김현정> 전두환 씨를 민주주의의 아버지다. 이렇게 치켜세우는 한 부분을 지금 들으셨습니다. 이거 외에도 '광주 재판에 출석 요구하는 건 일종의 코미디다. 재판부가 모종의 압력을 받고 있다.' 이런 주장도 했습니다. 이 얘기를 듣고 5월 단체는 물론이고요. 정치권도 자유한국당만 제외하고는 모두가 일제히 비판 논평을 내놓았는데요. 눈물을 보인 정치인도 있습니다. 바로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전두환 정권에서 5년간 감옥살이하면서 고문도 당한 기억이 좀 떠올라서 더 그러셨던 것 같은데 오늘 그래서 저희가 스튜디오에 직접 초대를 했습니다. 설훈 최고위원 만나보죠. 어서 오십시오, 최고위원님.

◆ 설훈> 네, 반갑습니다. 설훈입니다.

◇ 김현정> 우셨어요.

◆ 설훈> 눈물이 좀 날 뻔했습니다.

◇ 김현정> 화가 나서 그러셨습니까, 서러워서 그러셨습니까? 왜 그러셨습니까?

◆ 설훈> 그런 거 다 함께 섞여 있는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80년 광주에서 돌아가신 분들. 또 부상당한 분들. 또 그 뒤에도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죠. 광주 항쟁 말고도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분들을 생각하면 뭐 어찌 이 사람들이 이렇게... 사람이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울컥했던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렇게 말을 할 수가 있는가.

◆ 설훈> 숱한 사람이 죽었지 않습니까? 그리고 광주에서 어떤 상황이 있었습니까? 기관총, 헬기로 쐈다라는 얘기도 있고. 그리고 부녀자들이 성폭행 당했다는 것도 지금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건 뭐 다...

◆ 설훈> 그런 어마어마한 고통을 가한 사람들인데 학살이었는데. 그 학살의 당사자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 말이 안 되죠.

◇ 김현정> 말이 안 되죠. 우선 그 내용들, 인터뷰 내용 하나하나 우리가 짚기 전에 인터뷰 장소를 보니까요. 전두환, 이순자 씨 자택이었어요. 그런데 인터뷰의 소품으로 쓰인. 그러니까 두 사람이 대담을 하고 있고 카메라 중앙에 난이 하나 놓여 있는데 그 난에 '이희호, 김대중 평화센터 이희호.' 이런 리본이 하나 들어 있더라고요. 그게 인터뷰 내내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설정 소품인 거죠, 일부러 갖다놓은. 아마 집에 어딘가 있었던 것인지 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DJ의 비서관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설훈> 오래전에 보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김대중)대통령께서는 과거에 '전두환 씨를 용서를 한다.'라고 했었기 때문에 그랬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최근에 난을 보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를 못했는데 아마 그쪽에서 기획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확인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의도적으로 갖다놓은 것이다.

◆ 설훈> 네.

◇ 김현정> 왜 그랬을까요?

◆ 설훈> 그건 '김대중 대통령은 날 용서했다.' 이걸 강조하기 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데 아마 대통령께서 살아계신다면 지금 이런 상황을 보시면 후회하실 거예요.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었구나.' 이런 말씀을 하시리라 확신합니다, 저는.

◇ 김현정> '그 난 치워라.' 하셨을 것 같으세요?

◆ 설훈> 난 치워라 정도가 아니고 더한 말씀도 하셨을 리라 봅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일단 인터뷰의 형식은 그랬고 내용으로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순자 씨 주장은 이렇습니다. '남편인 전두환 씨가 처음으로 단임제를 시행했다. 이 때문에 지금 대통령들은 5년만 되면 더 있으려고 생각을 못 하지 않느냐. 그러니까 민주주의의 아버지다.'라는 주장인데요.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사진=박종민 기자, 자료사진)
◆ 설훈> 말이 안 되죠. 87년 6월 항쟁을 모든 국민들은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30년이 넘었습니다마는. 그 6월 항쟁 당시에 전 국민들이 시위를 했습니다. 나중에는 최루탄이 떨어졌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럴 정도로 시위가 계속됐습니다. 6월 한 달 계속. 전국에서 다 했습니다. 그 내용은 소위 호헌 철폐라는 것이었습니다. 호헌 철폐가 뭐냐. 단임제, 체육관 대통령. 간선제는 안 된다. 직선제로 대통령 뽑아야 된다, 이거였습니다. 그건 전두환이 호헌하겠다고 주장했고 국민들은 호헌 안 된다, 직선제로 해야 된다. 우리 힘으로, 우리 손으로 대통령 뽑아야 한다 이거였거든요. 아주 단순한 구호였습니다. 결국은 전두환이 항복했죠. 그래서 6.29 선언이 나왔고요. 그리고 민주주의 절차를 밟아가지고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될 수 있었던 겁니다, 직선제로. 그런 과정에서 절대로 전두환은 안 하려고 했습니다. 워낙 국민들의 저항이 거셌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했던 거죠. 자신이 한 것으로 얘기한다면 그거야말로 거짓말 중의 거짓말이죠. 국민, 전 국민이 보고 있는데 내놓고 거짓말하는 겁니다.

◇ 김현정> 지금 전두환 씨가 치매라고 부인 이순자 씨가 어제 계속 이야기를 어제 했는데 과연 치매가 한 사람뿐인가. 이런 얘기도 지금 문자로 올 정도로...

◆ 설훈> 치매를 확인한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저도 못 들어봤는데 확인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7일날 광주에서 재판을 하기 때문에 와야 됩니다. 와서 재판장이 보고 치매가 맞구나. 그럼 재판을 않고 돌려보내면 되죠. 확인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건 재판정에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치매인지 아닌지는 그건 1월 7일 광주 재판에서 판정을 받아야 될 거라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니, 지금 청취자 문자는 그 말씀이 아니고. 그 당시 그러니까 호헌 철폐. 우리가 국민들이 항쟁을 하고 이렇게 해서 민주주의 단임제가 된 것을 기억 못 하는 그분이, 그분이 오히려 그런 것 아니냐는 문자가 온다는 그 말씀이셨어요, 제 얘기는.

◆ 설훈> 예, 죄송합니다.

◇ 김현정> '40년 전 일이다. 지금 김정은도 환영한다면서 환영 벽보를 붙이고 난리인데 40년 전 일을 가지고 한국 발전을 이렇게 한 대통령을 아직까지도 그렇게 비난하는 편협한 사람들이 무슨 이북과 화해한다고 그러냐.'라는 얘기도 어제 이순자 씨가 했네요.

◆ 설훈> 40년 전 일이라도 당자가 사죄를 하고 국민 앞에 용서를 빌었다면 우리는 다 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기억은 하지만. 그러나 전두환과 그 사람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용서를 구한 적이 없습니다. 자신들이 지금도 온갖 소리를 다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내가 한 일 아니다, 이렇게. 발포 명령한 적 없다.

◆ 설훈> 그래서 진상을 밝혀야 되고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 누가 발포를 명령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 부분인데 아직도 진상이 다 안 밝혀져 있습니다. 그래서 용서하려야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상황은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통해 가지고 광주 상황이 어떻게 됐다라는 걸 전 국민이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그 진상을 전 세계에 다 드러내는 절차가 필요하고 과제가 아직 남아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국회에 광주 진상 위원회가 있는데 자유한국당이 의원들 내보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법은 통과가 됐습니다마는 진행이 안 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 1일 민주주의의 아버지는 자신의 남편이라 인터뷰를 통해 주장한 전두환 씨 부인 이순자 씨 (사진=유투브 캡처)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분노의 문자들이 많이 들어옵니다마는 좀처럼 언론에 나서지 않던 이순자 씨가 2019년 새해 벽두부터 왜 인터뷰에 나섰을까. 그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설 의원님?

◆ 설훈> 1월 7일 광주에서 재판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 김현정> 다음 주입니다.

◆ 설훈> 광주에서 재판 안 받기 위해서 대법까지 소를 했습니다마는 결국 대법에서 광주에서 재판하라.

◇ 김현정> 그랬죠.

◆ 설훈> 결정이 났기 때문에 1월 7일은 안 가지 못할 겁니다. 안 가면 강제 구인이라도 해야죠. 그래서 가게 될 터인데 그 재판에서 좋은 결과를 유도하기 위해서 일종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수단 아닌가.

◇ 김현정> 여론전?

◆ 설훈> 네, 그게 첫째일 것 같고 또 두 번째는 보수층이 아직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 결집시켜가지고 하나의 세를 만들어서 그 힘으로 재판부에 압력이라도 가할까? 이런 계산이 있었던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여론으로 재판부에 압력을 가하는... 그런데 지금 어제 뭐라고 그랬냐면은, 인터뷰에서. '재판장이 모종의 압력을 받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가지고 자꾸 서울로 옮겨달라는 걸 기각하는 거 아니냐. 따라서 이 재판 결과도 공정치 못할 수 있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했거든요.

◆ 설훈> 지금 재판부는, 사법부는 법과 그리고 양심에 따라서 또는 국민의 엄청난 압력이 있다면 그것을 무시 못 할 거라 생각합니다, 사법부가. 그런 압력이 있다면 있겠지만 그 외에는 재판부는 확실하게 독립돼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순자 씨가 한 얘기는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봅니다.

◇ 김현정> 오히려 지금 하고 있는 이 인터뷰, 이 여론전이 압력이면 압력이다. 이 말씀이신 거예요?

◆ 설훈> 국민의 압력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전두환 씨가 이제 군사 반란으로 내란죄 처벌을 받아서 전직 대통령 예우는 박탈이 됐습니다. 그래서 호칭도 역시 이렇게 저희가 쓸 수 있는 것인데 현충원 안장은 가능한 상태입니다, 여러분. 법상으로 보면 말이죠. 그래서 전두환 국립묘지 안장 금지 특별법이라는 게 국회에 법안이 제출은 됐습니다마는 여전히 계류 중입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 설훈> 저도 국회에 있습니다마는 법 통과가 참 과정이 지난합니다. 특히 여야가 의견이 일치되지 않을 때는 거의 안 된다고 봐야 합니다. 지금 우리 국회 구조로서는. 그렇기 때문에 이 법도 그냥 사산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엄청난 국민적 압력이 있지 않으면 이게 안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전두환 씨를 국립묘지에 안장한다? 저는 잘 안 될 거라 생각합니다. 많은 국민들이 저항할 겁니다. 아마 그렇게 결정을 하고 강행하겠다면 국민들이 받아들일까요? 아마 국립 현충원 앞에서는 엄청난 시위가 있을 것이고 결국 무시 못 할 거라 저는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전두환 씨 측의 주장은 아니, 지금 법적 근거로는 내가 못 갈 이유가 없다, 국립묘지에. 이런 주장. 반드시 (국립묘지에)묻혀야 된다는 주장인데요.

◆ 설훈> 법 이전에 상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민들이 법이 지금 미비해가지고 제대로 안 된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호소하고 국민들이 결정하자고 본다면 저는 그게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법 이전에 상식이라는 말이 있듯이 저는 전두환 씨가 그 많은 사람을 학살한 학살자인데 국립 현충원에 묻히겠다면 현충원에 있는 영령들 모독하는 짓이라 생각합니다.

◇ 김현정> 현충원에 있는 그 많은 애국자들, 순국선열들을 모독하는 것이다.

◆ 설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재판에는 나와야 되겠죠? 만약 다음 주 재판에 안 나간다면 강제 구인해야 된다고 보세요?

◆ 설훈> 당연히 강제 구인해야 됩니다.

◇ 김현정>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법원이 쉽게 구인 못 할 거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 설훈> 그건 아닙니다. 그건 아니고요. 사자 명예 훼손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안 나올 수가 없을 것이고 나와서 얘기를 들어봐야 합니다. 자기도 할 말 있으면 해야죠. 지금 이순자 씨가 얘기하듯이 이렇게 하면 됩니다, 당당하게.

◇ 김현정> 그런데 5분 있으면 다 잊어버리는 치매래요. 5분 전에 한 말도 다 기억을 못 한대요.

◆ 설훈> 치매인지 아닌지는 보면 알죠. 얘기를 해 보면, 재판을 해 보면.

◇ 김현정> 해 보면 안다.

◆ 설훈> 이게 치매가 아니라는 것을 누가 모르겠습니까? 쇼를 할 수 있겠지만요. 그래도 쇼는 금방 드러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일단 재판정에 나와서 본인이 뭐라고 얘기하는지를 들어야 되고 국민이 보고 판단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다음 주 전두환 재판을 앞두고 설훈 의원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설훈> 네, 감사합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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