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은 2일(현지 시각) 인도 푸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타타오픈(총상금 52만7880 달러)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에르네스츠 걸비스(95위·라트비아)에 0 대 2(6-7<2-7> 2-6)로 졌다. 올 시즌 첫 공식 경기에서 당한 완패다.
이번 대회 정현은 2번 시드를 받아 1회전은 부전승으로 통과했다. 그러나 2019년 첫 공식 실전에서 짐을 싸야 했다.
아쉬운 역전패였다. 정현은 1세트에서 게임 스코어 4 대 0까지 앞서 손쉽게 이기는 듯했다. 이후 서브 게임을 주고 받으며 5 대 1로 리드해 한 게임만 잡으면 1세트를 따낼 수 있었다.
하지만 걸비스가 무서운 뒷심을 보였다.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내리 4게임을 따내며 게임 스코어 동률을 만들었다. 정현은 걸비스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6 대 5로 앞섰지만 상대도 정현의 서브 게임을 따내며 타이브레이크까지 갔다. 여기서 정현은 고비를 넘지 못하고 세트를 내줬다.
걸비스의 기세는 2세트에도 이어졌다. 게임스코어 2 대 2에서 정현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상승세를 몰아 6 대 2로 경기를 끝냈다. 1시간 39분 만에 결정된 정현의 패배였다.
걸비스는 2014년 프랑스오픈 4강 진출 등으로 세계 10위까지 오른 바 있다. 이날 정현을 맞아 모처럼 예전 기량을 선보였다. 1세트 자신의 서브 게임 때 듀스에서 아웃 판정을 받은 정현의 리턴에 자신이 챌린지를 신청해 번복을 이끄는 스포츠맨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정현은 지난해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2018년 1월 2일 ATP 투어 브리즈번 인터내셔널 1회전에서 세계 25위 질 뮐러(룩셈부르크)를 2 대 0으로 완파했다. 당시 정현은 58위였다. 이어 뉴질랜드에서 열린 ATP 투어 ASB 클래식에서는 세계 16위 존 이스너(미국)를 2 대 1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산뜻하게 2018년을 출발한 정현은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에서 사건을 일으켰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꺾는 등 승승장구하며 한국 테니스 최초의 메이저 4강을 이뤘다.
하지만 올해 출발은 불안하다. 정현은 이날 등 부위에 테이핑을 하고, 1세트 중반 갑자기 무너져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다만 다음 대회는 정현이 지난해 좋은 기억을 안고 있는 ATP 투어 ASB 클래식. 7일부터 열리는 이 대회에 나서는 정현은 이후 14일 호주 멜버른에서 막을 올리는 올해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에 출전한다. 과연 정현이 불안한 출발을 이겨내고 다시 호주오픈의 기적을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