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자투리 공간에 '독립형 병설유치원' 생긴다

서울교육청, 단설유치원 분원도 추진…'사립→공립' 매입형 유치원 10곳 선정

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교와 떨어진 별도의 공간에서 운영되는 '독립형 병설유치원'과 '단설유치원 분원(分院)' 설립을 추진한다. 도심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공립유치원을 늘리기 위해서다.

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3~5학급 정도의 소규모로 '초등학교와 독립된 공간에서 운영되는 병설유치원'과 '기존 단설유치원의 분원인 유치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관련 기초조사에 착수했다.

또 교육청은 단설유치원 분원 설치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교육부에 법령 개정을 요청했다. 유치원에 적용되는 유아교육법과 해당법 시행령에는 분원에 관한 규정이 없다. 반면 초중고는 초중등교육법령에 분교 규정이 존재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는 초등학교와 분리돼 운영되는 병설유치원이나 단설유치원 분원을 설립·운영할 근거가 없다"면서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자투리 공간에 유치원을 설립할 필요성이 있어 제도마련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독립형 병설유치원과 단설유치원 분원을 추진하는 이유는 공립유치원 수요와 공급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사태'가 불거진 이후 나라가 운영하는 국공립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길 바라는 학부모가 늘어났다.

이에 정부가 올해 국공립유치원 학급을 1천80개 신·증설하기로 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학부모 수요를 맞추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학부모들은 병설유치원보다는 단설유치원을 선호하는데 교육당국이 만들기 쉬운 쪽은 병설유치원이다. 올해 신증설될 국공립유치원 학급을 유형별로 나눠봐도 병설이 671학급으로 단설(321학급)의 2배가 넘는다.

병설유치원은 함께 있는 초등학교와 운영시간을 맞춰야 하다 보니 사립유치원보다 등원시각은 늦고 하원시각은 일러 맞벌이 부부가 자녀를 맡기기 어렵다. 단설유치원은 등·하원시각을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고 각종 시설도 '유아 맞춤형'으로 설치할 수 있어 안전사고 우려가 덜하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교육공무원이 원장을 맡아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도 단설의 장점이다. 병설은 초등학교장이 원장을 겸임한다.

문제는 단설유치원 설립에 예산이 많이 들고 부지확보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의 경우 단설 1곳을 설립하는 데 통상 100억원 안팎이 들며 설립지역에 따라서는 수백억 원이 필요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장을 따로 임용해야 하는 점과 별도의 행정실·교무실·급식실 등을 갖춰야 하는 점도 단설유치원 설립 시 부담되는 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독립형 병설유치원과 단설유치원 분원이 기존 병설·단설유치원 단점을 보완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교육청은 공립유치원 설립방식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사들여 공립으로 바꾸는 '매입형 유치원'이다. 매입형 유치원은 현재 공립 단설유치원이 1곳도 없는 영등포·도봉·종로·용산·마포·광진·강북구를 중심으로 올해 10곳 안팎 신설된다.

지난달 말 진행된 매입형 유치원 공모에는 교육청 목표치인 10곳 이상의 사립유치원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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