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은과 안혜진, GS칼텍스는 둘 다 쓴다

GS칼텍스의 데뷔 3년차 세터 안혜진은 주전 세터로 낙점된 이고은의 부상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대신하며 단숨에 주전급으로 도약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고민은 세터다. 1998년 실업배구에 데뷔해 여전히 한국도로공사에서 활약하는 이효희가 대표팀에 차출되고 있을 정도로 세터 고민이 크다.

하지만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는 조금은 상황이 다르다. 매 경기 어느 세터를 넣을 것인지 차상현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이 경기에 차상현 감독은 이고은 세터를 선발 명단에 투입했다.

무릎 부상으로 시즌 초반 주전 세터 자리를 안혜진에 내줬던 이고은이 한국도로공사와 3라운드 원정 이후 처음으로 코트에 나섰다. 이고은이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에도 한동안 안혜진이 GS칼텍스의 경기에 나섰다는 점에서 흥국생명과 중요한 승부에 차상현 감독이 던진 승부수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흥국생명이 경기 초반부터 세터 싸움에서 흔들린 반면 이고은은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으로 다양한 공격자원을 활용하며 3세트 만에 승점 3점을 가져오는 데 앞장섰다.

경기 후 차상현 감독은 “(이고은의 선발) 라인업이 적중했다”면서 “상대가 우리를 분석한다고 해도 이고은의 대비가 조금은 덜 됐다고 생각했다”고 활짝 웃었다. 차 감독은 “이고은이 선발로 나가서 전체적인 볼 배분이 완벽했다”고 더욱 기뻐했다.

프로 6년차 세터 이고은의 장점은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이다. 3년차 안혜진과 비교 우위에 있는 강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사진=한국배구연맹)
차상현 감독은 경기 전 이고은의 선발 출전 이유로 안정감을 꼽았다.

“무릎을 다쳐 2달 가까이 재활한 이고은의 투입 시기가 조금은 일렀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힌 차상현 감독은 “안혜진이 못하는 것이 아니다. 제 몫은 충분히 하고 있지만 이고은이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서는 더 낫다고 판단했다. 팀이 안정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고은이가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계획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차상현 감독의 기대는 자신감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고은과 안혜진, 두 세터의 개성이 확실한 만큼 상대에 맞추거나 경기 흐름에 따라 세터를 바꿔가며 경기를 풀어간다는 구상이다.

경기 후 차상현 감독은 “세터 운영은 (두 선수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진다. 혜진이가 못해서 뺀 것도 아니고 앞으로 100% 고은이로 간다는 것도 아니다”라며 “팀의 분위기와 흐름이 있다. 상대 분석에 따라 변화를 주며 (두 명의 세터 체제를) 운영하겠다”고 행복한 고민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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