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새해에는 호랑이처럼 보면서 소처럼 걸어가자"

이 총리, 공직자에게 '호시우행(虎視牛行)' 제안
"지난해 경제 명암 엇갈려…새해 더 어려울수도"
"나라 안팎 있는 그대로 직시하며, 또박또박 일해 가자"
"유능한 내각, 소통하는 내각, 통합하는 내각 돼야"

2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19년 정부시무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새해 정부가 갖춰야 할 자세로 '호시우행(虎視牛行·호랑이처럼 보면서 소처럼 걸어간다)'을 제안했다.

이 총리는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9 정부시무식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정부 안팎의 상황을 돌아보며 "나라 안팎의 동향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며, 당장 할 일과 길게 보며 할 일을 가려 또박또박 일해 가자"고 말했다.

경제 분야에 대해 이 총리는 "지난해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돌파한 것이 확실하다"며 세계 7번째로 '30-50 클럽(1인당 소득 3만달러와 인구 5천만 명)'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또 연간 수출이 처음으로 6천억 달러를 달성해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6위가 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여기에 노동자 가구소득이 늘고 임금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점도 성과로 꼽혔다.


이어 문재인 케어를 통해 연간 의료비가 1조 3천억이 줄어든 점과 저소득 지역가입자 568만 세대의 건강보험료 인하,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의 인상 및 아동수당 지급 대상 확대 등 건강과 복지 부분에도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실직자와 고령자 등의 삶은 힘들고, 소득분배는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경영이 어려워졌다"거나 "성장동력 약화와 출산률 저하 같은 오랜 숙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또 "진작부터 필요했으나 오래 지체된 정책들을 한꺼번에 시행하는 과정에서 고통을 받게 되신 국민도 계신다"며 "국민 사이에 여러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최저임금의 인상과 주52시간 근로제와 탄력근로제 도입 논쟁,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정 등에서 빚어진 갈등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올해 세계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더 많은 시련을 겪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새해 경제 정책에 △신성장 동력의 확충과 고용 개선, △고령층과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확대, △소득격차 축소,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의 내실화 등 다변화의 가속화를 주문했다.

또 한반도 정세와 관련 이 총리는 "새해에는 벽두부터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둘러싼 남북한과 미국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리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며 한반도 평화과정을 진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 총리는 "최근에 공직자의 자세를 다시 생각게 하는 일이 전·현직 공직자에 의해 빚어졌다"며 "사안의 진상이 공식 확인되는 대로 합당한 사후대책을 차분히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김태우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의 폭로전으로 빚어진 '기강 해이' 논란 등 각종 공직자의 비위 행위를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새해에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며 "국정목표의 달성을 향해 흔들림 없이 전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지난해 성과를 내기 시작한 정책들은 더욱 힘차게 추진하고 성과가 미진한 정책은 보완해 추진하자"며 "정책을 추진하다 생긴 부작용은 치유하자. 그것이 무엇인지는 각 부처가 잘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능한 내각, 소통하는 내각, 통합하는 내각이 되자"며 "유능한 내각은 성과로 입증해야 하며, 성과를 내려면 때로 실용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 소통하려면 늘 겸손하고 부지런해야 하며 마음을 열어둬야 한다. 통합하려면 중심을 지키며 나와 다른 생각을 포용하고 수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올해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며 "주권상실과 독립, 분단과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의 100년을 총괄하고, 새로운 영광의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 그 일을 관계부처들이 꼼꼼히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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