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경기는 1960년 이후 무려 59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을 노리는 한국 축구의 새해 첫 평가전으로 ‘에이스’ 손흥민 없이 치르는 경기였다. 가상의 상황을 대비하는 모의고사 성격이었지만 정작 그 결과는 큰 아쉬움만 확인했다.
손흥민은 소속팀 일정을 소화하는 탓에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예선 1, 2차전을 결장한다. 이 때문에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의 손흥민 없이 사는 법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러시아월드컵이 끝난 뒤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좀처럼 빼는 법이 없었다. 자타공인 2019년 현재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손흥민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손흥민의 빈 자리를 대신할 기회를 가장 먼저 잡은 것은 ‘벤투호 황태자’ 황인범(대전). 하지만 황인범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전반 45분을 소화한 끝에 후반 시작에 앞서 교체됐다. 주로 중원에서 활약했던 황인범에서 측면은 낯선 곳이었다.
손흥민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낀 선수는 또 있다.
바로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다.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부터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는 둘이라는 점에서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다소 아쉬움이 컸던 황의조의 활약은 손흥민의 부재를 더욱 분명하게 느끼게 하는 점이다.
이날 황의조는 후반 15분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교체됐다. 교체 직전 상대 골키퍼와 충돌로 허벅지 통증을 느낀 것도 있지만 앞선 경기에서 선보였던 저돌적인 움직임과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대표팀 주전 공격수’의 자존심에 흠집이 됐다.
아시안컵 개막 전 유일한 평가전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가 유효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탓에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 역시 다소 빛이 바랜 것이 사실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통해 확인한 아쉬움에도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손흥민 없이 경기할 필리핀, 키르기스스탄과 조별예선 1, 2차전이 상대적으로 쉬운 경기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치열한 예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만큼 어느 한 나라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나마 조별예선 마지막 상대인 중국보다 쉬운 상대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