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부(김인겸 부장판사)는 이날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연다.
이날 이 전 대통령과 검찰 측은 각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항소 이유를 밝힐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에서와 같이 공소사실에 대해 적극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 진술자료를 토대로 공방을 벌이던 기존과 달리 2심에서는 증인을 법정에 소환해 캐물을 전망이다. 법정에서 증언의 신빙성을 면밀히 따지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 18명 중 15명을 채택했다. 이중에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 핵심 증인들이 대거 포함됐다.
본격적인 증인신문은 2차 공판기일인 9일부터 시작된다.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관련 핵심 인물인 이학수 전 부회장이 출석할 예정이다.
이 전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소송비를 대납해줬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뇌물 혐의의 핵심 증거인 자수서의 신빙성에 대해 공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후 11일부터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인지를 두고 다투는 재판이 이어진다. 다스 강경호 사장과 이 전 대통령 처남 권영미씨 등이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증인이 대거 채택되면서 재판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재판부도 "이 전 대통령 구속만기 날짜(내년 4월)을 고려하면 주 2회 재판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시간이 촉박하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이 전 대통령 건강상태도 재판기간을 늘일 수 있는 변수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재판부에 "건강상태를 고려해 1시간 재판을 진행할 경우 30분은 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한편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아들 이시형 씨가 회사를 퇴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선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요식행위'라는 분석도 나왔다.
앞서 이씨는 지난3월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기 이틀 전 돌연 전무에서 평사원으로 강등당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에서 349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횡령하고, 31억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삼성으로부터 다스 소송비 67억원 상당을 대납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7억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새누리당 의원 등으로부터 공직임명 등을 대가로 36억여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밖에 3402건에 이르는 대통령 기록물을 불법으로 유출해 영포빌딩에 은닉한 혐의도 있다.